[정재영 칼럼] 간통죄-동성애, 법보다 규범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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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칼럼] 간통죄-동성애, 법보다 규범이 우선
  • 이동희
  • 승인 2015.05.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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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 논란
▲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간통죄 폐지 논란

얼마 전에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국민들로 하여금 성윤리를 지킬 수 있도록 강제하는 최후의 보루가 없어진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과 사실상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폐지가 당연하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찬반양론이 뜨거웠다. 법이 폐지되면서 상징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간통죄가 폐지됐으니 떳떳하게 간통을 저질러도 되는 양 이야기하지만 형사 처벌만 없어졌을 뿐 민사상의 책임은 그대로 남아있다. 오히려 형사 처벌이 없어졌기 때문에 위자료 등 민사상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사실 간통죄의 취지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성윤리 의식이 부족한 남성들에 대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특별히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들도 성윤리 의식이 약화되어 특별히 여성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무색해졌다. 그리고 배우자를 간통죄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불륜 현장을 정확하게 목격하고 증거를 확보해야만 했기 때문에 법 적용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간통죄의 존속이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뚜렷한 근거가 없는 형편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모든 국민들의 생활에 대해서 법을 통해 강제한다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간통죄의 폐지는 가정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간통죄를 저질러도 좋다는 뜻이 아니라 부부간의 사생활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간통죄가 있었을 때도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간통죄가 가정을 지켜주는 역할은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또한 법은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법에 의존하게 되면 개인들 사이에 자유의지와 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면 되는 일까지도 법의 판단에 호소하거나 국가가 개입해서 법으로 처벌하게 되면 개인들의 자유로운 사고마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고소 고발 건수는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고 이웃인 일본의 60배에 이르고 있다. 무고로 인한 고소 고발 건수도 지나치게 많아 수사기관과 법원의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할 정도이다. “법대로 하자”는 것이 언뜻 공정한 시비를 가리자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남을 배려하지 않고 절대로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법에 호소하기 이전에 도덕적인 판단에 따라 시비를 가릴 수 있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아쉽다.

법보다 도덕적 가치를 정립해야

간통죄 폐지와 관련해서 몇몇 기독교 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는데, 종교 단체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법을 앞세우기보다 도덕적인 규범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사회가 변하고 삶의 기준이 되는 규범이 흔들려서 가치 판단이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 정의롭지 못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종교가 기준점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더욱 힘써야할 일은 가족의 가치에 대해 일깨우고 결혼의 신성함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다.

중세 시대에는 가족이 사회로부터 미분화되어서 가족 우선성이 약했다고 알려져 있다. 결혼도 개인들의 필요보다는 가문의 계승, 재산 상속, 노동력 확보의 의미가 더 컸다. 그러다가 근대 이후에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가정과 부부애가 중시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가족의 가치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가족 자체로서의 의미나 가치보다 가족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듯이 보인다. 가장의 출세와 자녀의 일류대학 진학, 대기업 취직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머니는 자신을 챙길 겨를이 없이 안팎으로 분주하다. 사실 가장의 출세도 자녀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한 구실일 뿐 아버지는 돈 버는 기계와 다름없는 신세이고 자녀들도 학업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가족의 성공을 위해 가족 구성원들 모두 도구화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정마저도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집 밖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한다. 이것이 여러 가지 가족의 탈선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녀들은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고, 부부는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기혼자의 상당수가 불륜의 경험이 있다고 하고 배우자가 아닌 애인을 두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길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 어렵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불륜과 혼외정사 문제에 자유롭지 않은 현실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회 안에서조차 성 관련 범죄가 일어남에도 쉬쉬하고 넘기려고 할 정도이다.

동성애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반성경적이라며 열을 올리지만 혼외정사와 같은 불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성애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문제인 데 반해, 혼외정사는 기혼자들 중 상당수가 경험이 있고 실제로 가정 안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정작 거론하지 않는다. 그것은 동성애는 자신들과 무관하기 때문에 쉽게 단죄할 수 있지만, 불륜은 자신들과 직접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루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끌을 지적하면서 자기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격이다.

교회는 실천 도덕의 공동체

최근 이슈가 되었던 큰 사건마다 기독교인들이 연루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래 초기에 기독교인들은 정직하고 성실하여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 만으로도 신분 보장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교회에 다닌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회 다니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면 쭈뼛쭈뼛 하며 손 들기를 주저할 정도이다. 우리끼리는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사회에서 받는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이다.

교회는 신앙 공동체이지만, 사회에서는 하나의 도덕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신앙은 도덕을 실천함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는 성경 말씀처럼 일상생활에서 신앙을 바로 실천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본이 되고 기독교가 위대한 종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조선의 가부장적 사회가 당연시하고 있던 축첩제도에 반대하여 가정에 대한 새로운 규범을 세운 초기 한국 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에 이 땅의 교회들이 가족의 가치를 회복하고 결혼의 신성함을 일깨우는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좁은 혈연관계를 넘어 믿음 안에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실천 도덕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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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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