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에게 실명으로 항의하는 알리바바 직원들...중국 IT 기업의 수평적인 기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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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에게 실명으로 항의하는 알리바바 직원들...중국 IT 기업의 수평적인 기업문화
  • 성남=노자운 기자
  • 승인 2016.10.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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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경기 성남 정자동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중국의 한국인 2016’ 컨퍼런스에서 한희주 알리바바픽쳐스 프로듀서, 양진호 텐센트 디렉터, 권현돈 전 알리페이코리아 지사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왼쪽부터)이 패널 토크를 하고 있다. /성남=노자운 기자

“타오바오(淘宝网,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회사)의 새 사옥을 만들었을 때, 일부 직원들이 사내 인트라넷에서 마윈(馬云) 회장에게 실명으로 항의한 적이 있어요. ‘회장님은 개인 운전기사가 딸린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하니, 글로벌 IT 기업들처럼 셔틀버스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죠.” (권현돈 전 알리페이코리아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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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전 임직원이 나와 노래 부르고 춤추는 대규모 파티를 해요.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직접 무대 의상을 입고 나와 춤을 추죠. 마 회장도 춤을 출 정도인데 다른 직원들이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양진호 텐센트 디렉터)

일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약자)’로 불리는 중국 IT 공룡들의 기업 문화와 분위기는 어떨까. 18일 오전, 경기 성남 정자동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중국에서의 경험과 이를 통해 느낀점을 발표하는 ‘중국의 한국인 2016’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스타트업 전문 매체 플래텀의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권 전 지사장과 양 디렉터 외에도 알리바바픽쳐스에서 영화 기획과 투자, 배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희주 프로듀서도 연단에 올랐다.

◆ “디렉터와 인턴이 고성 지르며 싸우기도”...수평적이고 경쟁 치열. 이날 세 명의 연사는 중국 대기업에서 일하며 겪고 느낀 바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양 디렉터는 텐센트의 ‘야근 없는 수요일’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프로그래머 한 명이 과로로 사망한 사건 이후, 회사에서 전 직원에게 매주 수요일마다 ‘야근 금지’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일 오후 6시가 되면 야근하는 직원이 있는지 감시하며, 적발될 경우 시말서를 쓴다고 양 디렉터는 전했다. 그는 “야근 없는 수요일을 강제 실시한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하루의 휴일을 얻은 듯한 기분’이라며 기뻐하고, 생산성도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양 디렉터는 또 텐센트가 직원들의 가사(家事)를 중요시하며, 가정을 우선시하도록 권장하는 문화 덕에 여직원의 비율이 50%나 된다고 전했다. 

한 프로듀서는 알리바바픽처스가 젊고 ‘쿨한’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알리바바픽쳐스에서 미 헐리우드 영화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개봉했을 때, 모든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어떤 점이 좋았고 또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알리바바픽쳐스는 변화무쌍하고 열려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 권현돈 전 알리페이코리아 지사장이 알리페이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야전 침대를 소개하고 있다. 알리페이 직원들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회사에서 한 달간 숙식하며 밤샘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잦다. /성남=노자운 기자

세 사람은 ‘수평적인 토론과 적극적인 논쟁, 그리고 치열한 사내 경쟁’을 중국 IT 대기업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권 전 지사장은 알리바바 전체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26.5세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경쟁과 토론에 익숙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산아 제한 정책으로 모두 외동으로 자라,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것이다. 

권 전 지사장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20여명이 한 곳에 모이면 밤낮 가리지 않고 토론하며 가끔은 고성을 지르고 싸우기도 한다”며 “밤새 토론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옆방에 있는 사장님을 토론에 참여시키고, 직원 간 논쟁에 마윈 회장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보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양 디렉터 역시 “중국인들은 13억 인구 가운데서 남들과 경쟁해 돋보이고자 하는 욕심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고 더 열심히 해서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강하고, 디렉터와 인턴이 한 가지 사안을 놓고 크게 싸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양 디렉터는 또 텐센트 내의 경쟁 문화를 우리나라 양궁 국가대표팀 선발전에 비유했다. 한국에서 양궁 국가대표팀을 선발할 때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치듯, 텐센트에서도 여러 팀이 동시에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쟁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 역시 텐센트 내 6개 팀의 경쟁 끝에 탄생한 제품이었다고 양 디렉터는 전했다.

◆ “한국, 중국과 경쟁보단 협력하라”

이날 강연자들은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어떤 전략을 취하면 좋을지에 대해 제언했다.

양 디렉터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IT 플랫폼 가운데 애플만이 중국에 들어와 있다”며 “중국은 의외로 세계화에 미흡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우리 콘텐츠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게 아니라 중국의 콘텐츠를 갖고 들어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테스트베드,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프로듀서 역시 비슷한 조언을 했다. 그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1시간 반밖에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걸 이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해 경쟁 구도로 접근하는 대신 중국과 함께 판을 키워 같이 나눠 먹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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