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위로 "당신의 삶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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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위로 "당신의 삶은 축복입니다"
  • 조윤주 기자
  • 승인 2017.01.02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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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펴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세계 무대를 뒤로하고 낮은 곳으로 향한 그녀 ‘절망의 시간’에 대한 솔직한 고백으로 희망을 전하다
▲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저와 함께 당신의 삶을 연주해보지 않으시겠어요." 마음 깊이 파고드는 선율, 강렬한 열정과 환의의 연주자. 정통 클래식 연주자면서 록, 가스펠, 동요와 민요, 트로트까지 넘나들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가 '당신을 위한 음악이 나를 위로하네'(시공사)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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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마인츠음대 최연소 입학, 독일 총연방 청소년 콩쿠르 1등, 루마니아 리멤버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2등, 2007년 독일 라인팔츠주를 이끌어갈 연주자 선정 등 독일에서 태어나 바이올린을 손에 잡은 후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란 명칭을 달고 살아왔던 박지혜의 자전적 에세이다.

천재적 연주자로의 지난날이 책에 담겼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세계 최고를 향한 끝없는 질주 끝에 우울증의 늪에 빠져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 절망의 나날들. 죽음을 앞두고 그저 자신의 음악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기만을 바라는 '이타심'을 가졌을 때 마침내 느낄 수 있었던 삶의 희망을 얘기한다. 당신을 위한 음악이 나를 위로하네

▲ 박지혜著 / 시공사 박지혜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 책을 내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책을 쓰는데 3년 정도 걸렸다. 자서전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도 컸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성찰할 시간도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음악이 주는 위로란 때로 상상 외로 크다. 세상을 살아가며 마음 먹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실연으로 아픈 마음이 한 곡의 음악으로 스스로 녹아드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박지혜도 자신의 음악이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단지 누군가에게 위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녀가 지난 2013년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분야 대표 인사들을 초대해 공개 컨퍼런스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TED 강연장에 섰을 때도 내내 생각 했던 것은 '조금이나마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TED에서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웠던 그때, 음악이 나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은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다. 그 경험은 저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이제 여러분의 차례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짐이 되어가고 있다면, 관점을 바꿔서 당신의 일과 삶을 타인을 치유하는 통로가 되어보라"고 강연했다.

그날 그녀의 강연은 참석자 전원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고, TED 총감독 크리스 앤더슨은 '가장 인상 깊은 강연' 7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유작 앨범으로 생각한 '홀리 로드'를 발매한 뒤 박지혜는 보통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서지 않는 무대를 찾아다녔다. 병원, 감옥, 교회, 소록도 등 자신의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클래식 연주자면서 왜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가' '세계 최고의 악기로,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을 사사했음에도 왜 교도소나 소록도 같은 험한 곳을 찾아다니나' '정통 클래식 연주자가 트로트 등 파격적 음악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대, 정상의 자리를 미뤄두고 한국으로 돌아와 보통 클래식 연주자와 다른 활동을 벌인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이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박지혜는 "분명 클래식 연주자지만 내가 설 자리를 우아한 클래식 콘서트홀로 한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가졌던 꿈과 열정, 간절히 바랐던 정상에서 끝없는 나락으로 침잠하며 느끼고 배운 많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진정한 열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그녀 역시 위로받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위로는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깨닫기까지 시련이라는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걷고 있는 이들에게 음악으로 함께 위로를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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