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초청받은 英가수 "인종차별 저항곡 불러야만 공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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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 초청받은 英가수 "인종차별 저항곡 불러야만 공연할 것"
  • 최선환 기자
  • 승인 2017.01.0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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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운동가요 '이상한 열매'…트럼프, 대선 전 인종차별 막말 가수들, 잇단 취임식 공연 거절…트럼프 "A급 스타 아무것도 아니다"
▲ [레베카 퍼거슨](런던/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 가수 레베카 퍼거슨. 2017.01.0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식에 초청받은 영국 가수 레베카 퍼거슨이 인종차별 저항곡을 부를 수 있을 때만 공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퍼거슨은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해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받았다"며 "이것이 내 대답이다. 미국 정부로부터 논쟁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까지 됐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상한 열매(Strange fruit)'을 부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한 열매'는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무시와 억압을 이야기한 노래"라며 "오직 사랑만이 세상에서 증오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 준다면 기꺼이 트럼프 당선인의 초청을 받아들이고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대선 전부터 인종차별적인 막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기간 동안 '멕시코인들은 강간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 '무슬림 입국금지' 등 이민자 및 소수자들에 대한 막말과 차별적인 정책구상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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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매'는 빌리 홀리데이가 1939년 뉴욕에 있는 클럽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부른 노래다. 이 노래가 담긴 음반은 당시 수백만 장이 팔려나가며 홀리데이의 최다 판매 음반으로 기록됐다. 

'이상한 열매'의 가사는 1937년 유대계 백인 교사이자 시인이었던 에이벨 미어로폴이 백인들에게 얻어맞아 살해당한 두 청년들의 사체가 나무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받은 충격을 시로 적은 것이다. 

사진 속 청년들은 인디애나주 매리온에 사는 흑인 청년 토머스 십과 애브럼 스미스다. 1930년 백인인 클로드 디터를 살해한 뒤 그의 부인 메리 볼을 강간했다는 의심을 받은 이들은 백인 군중들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후일 메리 볼이 강간당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두 청년은 이미 목숨을 잃은 뒤였다. 

이같은 사연과 가사 덕분에 홀리데이가 부른 '이상한 열매'는 당시 차별받던 흑인들의 저항정신을 나타내는 운동가요로 널리 퍼졌다. 

한편 유명 가수들이 트럼프의 취임식 초청을 거절하면서 트럼프는 지난달 23일 트위터를 통해 "소위 A급 스타들은 내 취임식에 오길 원했지만 힐러리(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전 대선후보)에게 그들이 했던 것을 보면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 도널드 트럼프

내 취임식에는 시민들이 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난 2009년 취임식에는 비욘세, 아레사 프랭클린, 제임스 테일러, 브래드 페이슬리, 앨리시아 키스 등 유명 가수들이 공연했다. 본사협약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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