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 받은 신앙인, 즉시 이웃 위해 선한 행동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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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 받은 신앙인, 즉시 이웃 위해 선한 행동 해”
  • 이대웅 기자
  • 승인 2017.02.1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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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박사, 종교개혁 ‘이신칭의’와 ‘디아코니아’ 관계 탐구
▲ [한국실천신학회]▲학자들이 강의를 청취하고 있다. ⓒ학회 제공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칭의론' 논쟁이 거센 가운데, 종교개혁자들이 부르짖었던 '이신칭의'와 봉사와 나눔을 뜻하는 '디아코니아' 간의 상관성을 탐구하는 논문이 발표됐다. 제63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김옥순 박사(한일장신대)는 '개신교 칭의 전통 속에서 인간 존재 의미와 디아코니아 실천'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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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부평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 첫날 발표에서 김 박사는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핵심적 관심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였고, 그들의 인간 이해는 우선적으로 영혼 돌봄에 놓여 있었다"며 "루터와 츠빙글리, 칼빈은 신학의 과제를 인간의 자기인식과 하나님의 인식을 연결시키는 가운데서 봤다. 즉 신학의 '인간학화'가 아니라,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인간됨'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옥순 박사는 "종교개혁 칭의론은 단지 인간이 (정)의로워지는 것과 인간이 올바르다는 논리를 깨부순다. 칭의론의 핵심은 인간은 스스로 의로워질 수 없고, 스스로 의롭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의로운 것을 할 수 없고 할 필요도 없다"며 "인간은 스스로 올바르기 때문에 하나님에 의해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은혜에 의해 의롭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님을 통한 칭의는 더 이상 신학적인 특별한 테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로받고 치유받으며 지지받는 삶을 기초해 주는 초석"이라며 "칭의 신앙인의 존재는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은혜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행하시는 구원에 참여하는 '오직 그리스도 신앙으로', 교회의 교리와 전통을 앞세우지 않고 '오직 성서로' 기준을 삼고 말씀으로 살아가는 치유와 위로, 돌봄의 디아코니아 존재"라고 했다.

김 박사는 "즉 인간은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 그리고 세상과의 3중 관계 속에서 정의를 행하는 디아코니아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며 "그러므로 오직 믿음으로 얻는 칭의 신앙은 당연히 선행을 생겨나게 하는 신앙으로, 일상생활에서 디아코니아를 행해야 하는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실천신학회]▲김옥순 박사(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학회 제공

김옥순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의 예배와 직제에 대한 개혁은 종교개혁 도시들에서 새로운 교회 법령을 만들었고, 그 법령 속에 신앙인의 만인사제직은 하나님의 통치가 생동감을 갖고 사회를 개혁하는 디아코니아 존재로 봤다"며 "루터는 노동이 하나님의 창조적 일인 동시에 이웃에 대한 봉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소유와 부는 하나님의 창조 안에 있는 좋은 선물로서 자신을 위한 생계유지뿐 아니라, 이웃에 대한 봉사를 위해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이처럼 신앙인이 재산을 소유하는 근본적 의미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한 의무이고, 신앙인은 소유 재산에 매여 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이라며 "루터는 사회경제가 가난한 자들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신앙인의 사회행동과 관련해 1519년 '이자증식에 대한 설교', 1524년 '상행위와 이자증식 및 고리대금업 금지'에 대해 설교했고, 1540년에는 목사들에게 고리대금을 반대하는 설교를 하도록 했으며, 빚 면제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마르틴 부처는 그리스도의 몸인 참된 교회가 자신의 고유한 법령과 조직기관들을 통해 사랑으로 돕는 디아코니아 활동을 교회의 본질적 표지로 봤다. 그는 교회 재산을 '십자가에 달린 자'의 소유로서 가난한 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칼빈도 교회 안에서 다양한 섬김의 직무들을 성서에서 발견하고, 교회개혁과 함께 사회질서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칼빈은 참다운 교회란 '말씀과 기도, 성만찬의 나눔과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사랑의 디아코니아 활동이 수행되는 것'으로 보고, 교회 예배가 세상 한복판 일상적인 삶 속에서 나타나도록 했다.

김 박사는 "이처럼 루터뿐 아니라 종교개혁 1세대인 필립 멜란히톤, 마르틴 부처, 울리히 츠빙글리, 요하네스 부겐하겐, 그리고 제2세대인 존 칼빈 등은 종교개혁사상에 근거해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에 대한 교회법령집들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함께 사는 공동체적 복지사회를 이룩했다"며 "이러한 구빈법 조항들은 특히 개혁신앙 전통에 서 있는 칭의 신앙인의 삶은, 소득과 소유를 이웃의 생계 돌봄을 위해 나누는 디아코니아 실천을 필수적으로 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종교개혁의 칭의론에 기초한 인간 이해는 경건주의와 각성운동으로 이어졌다. 김옥순 박사는 "우리는 신앙인의 경건에 대해 종종 개인 존재론적 영성 차원에 머무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정확하게 경건주의를 살펴보면 이웃에 대한 돌봄의 삶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을 실천한 사회적 경건 존재였다"며 "개신교 전통 속에서 경건주의는 신앙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고, 하나님과 함께 그리고 이웃과 함께 사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사회 속에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대표적 경건주의자들 중 필립 야콥 슈페너의 디아코니아 활동은 1666년 프랑크푸르트 도시의 가난한 자 돌봄을 새롭게 규정하고, 관공서와 시민들을 통해 가난한 자와 고아, 노동자의 집을 설립하는 일을 했다"며 "아우구스트 헤르만 프랑케는 할레에 고아원과 약국을 세워 가난한 자들을 돌봤고, 진젠도르프는 헤른후트 공동체를 통해 당시 가난한 자와 어린이, 여성들을 돌보는 디아코니아를 실천했다"고 했다.

▲ [한국실천신학회]▲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학회 제공

이러한 경건주의의 디아코니아 활동들은 지역을 넘어 더욱 발전했고, 개인적 디아코니아 활동보다 공동체적이고 민족적으로 진행됐다. 그 흐름은 19세기 각성운동가들로 이어졌고, 슐라이어마허의 성서적 현실주의에 기반해 하나님 나라 실현에 기초한 우주적·신앙적으로 계몽된 디아코니아를 실천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실천으로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시설과 교육개혁, 농업발전과 기독교 산업 설립으로 사회문제를 역동적으로 해결한 것.

김 박사는 "이후 스웨덴의 죄더블롬, 독일의 블룸하르트, 스위스의 라가츠와 쿠터, 프랑스의 고넬, 미국의 라우센부쉬 등 개신교 전통의 수많은 사람들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 복음의 사회적 차원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발전시켰다"고 덧붙였다.

현대적 도전들에 대해선 "인류는 보편적 가치인 정의와 평등, 자유 등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대적인 정의와 평등, 자유의 상태로 머무는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계적 존재일 뿐이라는 점"이라며 "여기서 남는 질문은 우리가 얼마나 개신교 칭의 인간존재의 자의식을 회복함으로, 디아코니아 실천을 통해 인류 보편적 가치의 상대적 현실을 심리·사회·경제·정치적으로 극복하는 대안을 찾아가느냐에 있다"고 정리했다.

결론에서 김옥순 박사는 "오늘날 한국 신앙인들은 개신교 칭의 신앙에 대해 '선한 행동을 하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많은 오해를 사고 있지만, 종교개혁자들은 신앙이란 결코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앙 자체가 선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봤다"며 "오직 신앙으로 칭의를 입은 진정한 신앙인은 즉시 이웃을 위해 선한 행동을 하는 존재라는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또 "이렇듯 디아코니아의 삶은 신앙인에게 본질적으로 속하는 것이다. 신앙이란 사랑함으로 행하는 행위와 관련하는 것이 그 본질로, 우리가 주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형제자매에게 사랑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이 신앙을 통해 개인의 죄로부터 해방되고 사회적 죄로부터 해방되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이루게 된다.

따라서 개신교 칭의 신앙인의 실존은 예수의 제자로 섬기는 자 즉 디아코노스로서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사회적 존재이며,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제자의 삶을 사는 디아코니아 실천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기학술대회 이틀째인 11일 오전에는 제2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총회가 개최돼, 신임 회장에 조재국 박사(연세대)를 선출했다. 이사장에는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가 선임됐다. 이외 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수석부회장 김경진(장신대), 부회장 김상백(순복음대)·황병준(호서대), 총무 민장배(성결대), 부총무 안선희 (이화여대)김선일(웨신대), 서기 윤성민 (강남대), 부서기 박은정(웨신대), 회계 김병석(숭의여대), 부회계 김영수 (한신대).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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