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규제하자 제2금융권 대출 폭증…2016년 사상 최대 87조 증가
상태바
은행 대출 규제하자 제2금융권 대출 폭증…2016년 사상 최대 87조 증가
  • 문장원 기자
  • 승인 2017.02.13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은행보다 대출 금리 4배 이상 높아…가계부채 부실 위험 전형적인 '풍선효과', 한은 "비은행대출 중심 가계대출 더 늘어날 가능성
▲ 2015.11.02 조종원 기자 choswat@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정부가 증가하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은행 대출을 까다롭게 규제하자 제2금융권 등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가계대출 부실화 위험이 더 커진 모양새다.

Like Us on Facebook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12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2015년보다 13.7% (87조3515억원) 증가한 724조13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관련통계를 낸 1993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증가액이다.

종전 최대 증가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2008년 63조3583억원 늘어난 것이 최대 증가액이었다.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43조4646억원으로 1년 새 22.1%(7조8808억원) 급증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새마을금고도 90조5132억원으로 21%(15조6809억원) 증가했고, 신용협동조합 20.2%, 자산운용회사 19.3%, 상호금융 14.5% 늘어났다. 이처럼 제2금융권 대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정부의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 지방을 시작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고 5월에는 이를 수도권까지 확대했다. 이후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면서 비은행권 대출이 급증하며 전형적인 '풍선효과'를 가져왔다.

풍선효과는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특히 제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우려스러운 이유는 금리가 높은데다가 주요 고객들이 저소득층과 신용 등급이 낮은 계층이라는 데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16년 12월 기준 연 3.29% 내외인 반면 저축은행은 14.75%로 나타났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서 하락했다고 하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계속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국내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저소득층과 저신용층의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가계대출의 증가율이 낮아진다 하더라도 증가규모는 여전히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약정 집단대출이나 비은행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3월부터 기존 제2금융권에 도입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변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기존의 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엄격한 대출심사 지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때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는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 전 금융권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본사협약 목장드림뉴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