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휴가 8일만에 사우디 국왕 쫓아낸 '프랑스 공화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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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휴가 8일만에 사우디 국왕 쫓아낸 '프랑스 공화국'의 힘
  • 장은교 기자
  • 승인 2015.08.0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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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국왕이 3주로 예정한 프랑스 휴가일정을 중단하고 니스에서 전용기를 타고 모로코 탕헤르로 떠났다”며 “함께 프랑스에 머물렀던 수행원 1000명 중 절반 이상도 프랑스를 떠났다”고 전했다.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 해변을 독차지하고 휴가를 즐기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여론에 떠밀려 결국 별장을 비웠다. 프랑스 국민 15만명 이상이 살만 국왕의 ‘무소불위 휴가’를 비판하는 청원에 동참하며 중동에서 온 왕에게 ‘프랑스 공화국’의 힘을 보여줬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국왕은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휴가 일정을 중단하고 모로코로 떠났다. AFP 등은 이날 “살만 국왕이 3주로 예정한 프랑스 휴가일정을 중단하고 니스에서 전용기를 타고 모로코 탕헤르로 떠났다”며 “함께 프랑스에 머물렀던 수행원 1000명 중 절반 이상도 프랑스를 떠났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이 ‘호화 휴가’를 즐기려던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의 이 별장은 1949년 미국 영화배우 리타 헤이워드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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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 프랑스에 도착한 살만 국왕은 머무는 내내 따가운 비판에 시달렸다.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국왕이 머무는 리비에라 별장 앞 해변에 다른 시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별장에서 가까운 해변 반경 300m 이내 수영도 금지했다. 국왕 일행이 해변에서 별장으로 직통하는 임시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더욱 커졌다. 국왕 일행은 해변 근처에 시멘트까지 퍼부으며 공사를 진행했다. 

사우디 왕실 측은 “해변을 통제하는 것은 프랑스 지방정부와 협의한 사안이고 엘리베이터는 휴가 후 바로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우디 왕실이 몰려와 프랑스 해변을 사유지처럼 쓰는 행태에 프랑스 시민들은 분노했다. 사우디 왕실의 경호원 노릇만 하는 프랑스 경찰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별장이 위치한 발로리스시의 미셸 살루키 시장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사우디 국왕이 신변의 안전을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누구도 프랑스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비판하는 편지를 보냈다.

시민들의 청원도 제기됐다. 시민들은 “프랑스 해변은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고 사우디 국왕이라도 시민들의 자유를 막을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청원서 서명운동에 1주일만에 15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국왕의 호화 휴가는 결국 8일만에 끝났다. 발로리스 시장은 2일 “3일 오전 9시부터 해변을 시민들에게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은 “사우디 국왕의 휴가행태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지만, 국왕의 방문으로 ‘살만 효과’를 보려던 지역 상인들에게은 너무 빨리 끝난 국왕의 휴가에 실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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