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하고 술ㆍ담배 안 하면 OK ?…‘바른 신앙’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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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하고 술ㆍ담배 안 하면 OK ?…‘바른 신앙’을 말하다
  • 김민정기자
  • 승인 2015.10.20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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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소금 노릇을 하지 못하는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자신이 기독교의 짠맛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

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학자’로 불리는 김세윤 박사가 신간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신앙의 문제, 세상과의 관계, 한국교회와 목회자 문제, 고난에 대한 이해 등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했을 법한 문제들에 대해 답하고 있다. 두란노서원이 19일 오전 마련한 북토크에서 김세윤 박사는 바른 신앙을 위해 고민하는 크리스천들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했다. 김세윤 교수가 신작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을 들고 독자들과 만났다. 사진은 19일 열린 북토크 현장.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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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소금 노릇을 못하는 이유? 언제부턴가 교회는 사회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돼버렸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열심히 부르짖고는 있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못하다. 왜일까. 김세윤 박사(미국 풀러신학대학원 신약신학 교수)는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버릇처럼 빛과 소금의 구호를 외칠 때, 소금이 되고자 함은 거의 무시되고 빛만 되겠다고 열정을 보이며 전도하고 선교한다”며 “그런 탓에 교회는 세상의 부패를 막고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그 내부가 심히 부패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장이 됐다”고 한탄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소금 노릇을 못하는 구체적인 이유로 그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기독교의 소금기(정체성)를 세상의 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의 분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세상 속으로 침투해 우리의 짠맛을 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기독교가 세상 속에서 그들이 알아듣는 언어로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그들을 설득시키기보다는 선교라는 이름하에 그들이 알아듣거나 말거나 복음을 일방적으로, 기독교만의 특수언어로 선포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또 보수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소금 노릇을 하지 못하는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자신이 기독교의 짠맛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주로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하고, 성경 읽고, 십일조 등의 헌금을 하고, 술 담배를 안 하는 등 몇 가지 외형적인 규범들을 따르는 것으로 표현되지 않느냐”며 “우리의 정체성이 겨우 주일 성수나 음식 가리기만으로 표현된다면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소외당하게 하는 것은 물론, 세상 속으로 선교적 침투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사실 세상을 변화시킬, 살 맛 나게 할 힘을 갖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
  
세상의 진정한 소금이 되기 위해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바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김 박사는 이를 ‘이중사랑계명’이라고 지칭하면서,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성도들은 소극적인 경건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앙생활을 주일성수, 헌금, 전도하기, 술 담배나 음행 안 하기 정도로만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이는 바리새인들의 율법주의적 집착과 같은 것이다. 예수는 이런 율법주의자들을 자기 의를 내세우며 위선하는 자들이라고 꾸짖고, 이중사랑계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도록 가르치셨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진정으로 ‘의인’이라 칭함 받은 사람은, 즉 진정으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사람은,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 아빠의 은혜를 믿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만 받되, 재물을 많이 쌓아 두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직업과 형편에 따라 이웃을 섬기고 도와야 한다.”

예수 잘 믿으면 복 받는다? 그럼 바울의 고난은?
김 박사는 ‘건강과 부의 복음’만을 강조하는 한국교회의 세태를 ‘비극’이라 표현하며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많은 교인들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복음을 배우지 못하고 거짓 복음으로 오도되어 온 결과, 목사가 ‘예수 믿으면 건강과 부를 얻고 출세한다’는 설교를 해야 ‘은혜’를 받았다고 하고, 그런 설교를 하는 교회들로 교인들이 몰려든다. 그런 설교를 하는 목사들은 교회 성장과 선교를 빙자해서 더 많이 헌금하고 더 많이 봉사하라면서, 그렇게 하면 더 많이 복 받는다고 부추긴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교회 성장’을 도모하고 자기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오늘날 많은 한국교회들, 한인 교회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김 박사는 “건강과 부의 복음을 선포하는 자들의 논리대로 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충성한 바울이 하나님의 복을 제일 많이 받아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더 오래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았어야 할 것 아니냐”며 “그런데 고난만 엄청나게 받다가 처참히 죽었다. 과연 그가 예수를, 하나님을 잘못 믿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왜 예수 믿는 사람이 가난하게 사느냐고 묻곤 한다. 예수 잘 믿는 가정에서 장애자가 태어나기도 하고,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악덕 기업주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한다. 타락의 질서 속에 함께 살기 때문에, 인간의 연대성 속에 살기 때문에, 고난을 당하기도 한다”며 “고난은 우리에게 소망을 준다. 그리고 고난에는 크고 작은 구속의 힘이 있다. 우리의 작은 고난도 구속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 타락한 창조세계에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 

그는 “성경적 관점으로 보면 동성애는 타락한 창조세계의 현상들 중 하나다. 동성애에 대해 성경은 분명히 죄라고 한다”며 “단, 무조건 정죄할 게 아니다. 동성애자를 타락한 창조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피해자로 봐야 한다. 안타깝게 여기고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동성애자는 그 성향을 누리려고 하지 말고, 억제하고 살아야 한다”며 “그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토크에서 김 박사는 동성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참가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동성애자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지 질문한 것이다.

김 박사가 여러 언론 매체와 한 인터뷰 및 기고, 기사들을 재구성한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에는 자살, 음주, 십일조, 이단 대처 등 그리스도인의 실제적인 고민을 비롯해 복과 저주, 제사장과 목회자에 대한 이해, 축귀와 병 고치는 치유사역 등 신앙인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 했을 법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바른 신앙’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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