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 세상의 공공 윤리 확립에 기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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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 세상의 공공 윤리 확립에 기여해야”
  • 정원희 기자
  • 승인 2015.10.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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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유대 강화로 사회 구성원 품는 것, 기독교 미션의 일부”
▲ 23일 온양관광호텔에서 한국기독교학회 제44차 정기학술대회

교회 내의 기독교인들이 교회 밖의 비기독교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잘 마련한다면, 기독교 신앙이 정의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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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학회(회장 유석성) 제44차 정기학술대회가 23일 오후 충남 온양관광호텔에서 ‘정의’를 주제로 개최됐다. 

첫 날 주제강연을 맡은 영국 에딘버러 뉴칼리지의 데이비드 퍼거슨 학장은 이날 기독교와 기독교 신앙이 우리 사회의 윤리적 정의를 세우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퍼거슨 학장은 “세속적 자유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를 사적인 삶의 선택 영역으로 제한하고 종교를 윤리와 결별시키는 것을 추구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종교적 책무가 다양한 형태로 널리 행해지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 영역으로부터 종교적 책무를 분리함으로써 윤리에 있어 신앙적 헌신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세속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이미 교회는 공적인 자리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것의 핵심 책무로써 정치적으로도 개입돼 있다는 것. 퍼거슨 학장은 “기독교인들은 사회의 시민으로서뿐만 아니라 교회의 교인으로서 공적 영역에 들어간다”며 “그들에게 공적 논쟁에서 신앙을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자멸적으로 보일 만큼 기괴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데이비드 퍼거슨 학장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절차적 세속주의는 공적 생활에서 신앙 공동체들의 상호작용을 허용하고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앙의 자원을 끌어와 담론하게 될 때 보다 많은 청중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틴 루터 킹, 데즈먼드 투투 등 창의적인 방식으로 신앙과 영적 가르침의 언어를 사용한 인물들을 예로 들며 “그들의 소통은 대중의 도덕적 인식을 심화시키고 더 나아가 중요한 실천적 변화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즉 교회 내의 기독교인들이 교회 밖의 비기독교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절차적으로 잘 마련한다면 기독교의 신앙이 정의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퍼거슨 학장은 “교회의 역할은 기독교인들이 공적 영역에서 종교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도록 계획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원주의 사회에서 이것을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감독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종교의 공적 참여가 분노로 소리치거나 권위적 발언으로서 선포될 필요는 없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정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성경이나 교회의 신학적 전통 때문에 진정한 도덕적 인식을 교회로만 한정시키는 관점을 지양하고 타종교 및 세속적 단체들과도 협력함으로써 공공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효과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퍼거슨 학장은 “세상이 다문화 사회의 분열로 근심에 휩싸일 때가 바로 기독교단체의 기능이 중요한 순간”이라며 “이는 사회 구성원을 품고 보다 넓은 사회를 향해야 하는 기독교 미션의 일부”라고 피력했다.
 
한편 한국기독교학회는 전국 40여 개 신학대학교 및 기독교대학교에서 활동하는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13개의 회원학회로 구성돼 있으며 1년에 1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24일 오전까지 학회 별 주제 및 자유 발표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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