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무속은 공공의 적이다. 신국원 총신대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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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무속은 공공의 적이다. 신국원 총신대 명예 교수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2.09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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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인애와 공평과 정직”을 원하신다.(렘 9:24, 미 6:8) 행여라도 교회마저 쓸모없는 논쟁에 말려들면 안 된다. 무속에 빠진 세상을 비판함과 아울러 교회도 정치적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은 공평하고 정의로울 뿐 아니라 인애가 더해져 모두가 참된 평화를 누리는 샬롬을 실현할 정치를 원하신다
필자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
필자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사 몇이 무당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섰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알아 맞히기 위해서다.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점지를 기다린다. 한 번은 맞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2017년 영화 <더 킹>이 보여준 대한민국의 정치 풍자는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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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무속이 판 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T 강국의 대통령 선거 마당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정치가 하도 웃겨서 개그 프로그램이 망했다’는 말을 실감한다. 흡사한 일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구태의연한 현실이 전혀 우습지 않다.

무속신앙의 쓴 뿌리가 선거를 틈타 다시 번지고 있다. 그 생명력이 생각보다 질기다. 사실 과학주의에 지친 문화의 뒷문은 신비와 미신에 활짝 열려 있다. 정치만이 아니다. 점쟁이 한 둘을 끼고 있지 않은 재벌은 없다고 한다. 이사는 손(損) 없는 날에 해야 하고 결혼에는 사주팔자를 필히 따진다. 묘지는 물론 집터 선택에도 풍수지리가 요긴하다.

무속에 기대는 근본 이유는 불안이다. 사실은 그것을 극복하고 싶은 욕망이다. 점을 치는 것은 운명을 좌우하려는 생각 때문이다. 무당을 찾는 것은 적당한 선에서 거래가 가능한 만만한 신을 부리려는 심사다. 결국 무속의 본질은 탐심이다. 무속에는 도덕이 없다. 남에 대한 배려도 없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역시 중요하지 않다. 내 소원 성취가 우선이다. 무속은 ‘나’라는 우상을 섬김이다.

자연히 무속에는 공공성에 대한 의식이 없다. 그래서 정치에 무속이 개입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정치의 본질은 공동체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삶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종교편향을 반대하는 명분도 거기에 있다. 윤리성이 희박한 무속신앙에 진영 논리까지 더하면 그 위험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대선을 앞두고 무속신앙이 입길에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 많은 희생과 노력으로 확립한 민주주의가 도사와 무당 놀음에 휘둘리게 둘 수는 없다.

여러 교회가 대선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한 교회가 제시한 기도제목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념과 계층, 세대 간 갈등의 상처를 치유하는 지도자를 세워 주소서 △개인적 야망의 실현보다, 편파적이지 않고 공공의 선한 가치를 품어 일반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청렴하고 정직한 지도자를 세워 주소서

△비전을 제시하고 희생적인 봉사의 정신으로 국가를 이끌 지도자를 허락 하소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남북한 관계를 비롯해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나라의 안위를 지켜내는 지도자를 허락 하소서. 무속의 소원 빌기와는 격이 다른 품위가 느껴진다.

모든 교회가 한 마음으로 이 제목을 붙들고 기도했으면 좋겠다. 구약시대 제사장은 제비로 뽑았다. 초대교회도 가룟 유다를 대신할 맛디아를 그렇게 뽑았다. 제비뽑기는 무지의 선택이 아니다. 성경은 정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보여준다.

제비를 뽑든 선거를 하건 하나님은 “인애와 공평과 정직”을 원하신다.(렘 9:24, 미 6:8) 행여라도 교회마저 쓸모없는 논쟁에 말려들면 안 된다.

무속에 빠진 세상을 비판함과 아울러 교회도 정치적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 하나님은 공평하고 정의로울 뿐 아니라 인애가 더해져 모두가 참된 평화를 누리는 샬롬을 실현할 정치를 원하신다.

출처 : 기독신문 (kidok.com) 에도 기사화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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