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가 언덕을 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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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가 언덕을 넘을 때.
  • 박동현기자
  • 승인 2017.04.05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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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려운 것은 신학대학원의 정원을 줄여도 이를 채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삼중의 쓰나미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 변창배 목사 예장총회 사무총장 서리

아래 글은 한국기독공보의 주필(변창배목사 총회 사무총장서리)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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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륙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가 운행된다. 내륙 아웃백에 위치한 광산에서 광물을 싣고 항구로 운행하는 화물열차이다. 때로는 열차의 길이가 2km에 달한다.

이 열차 기관사의 TV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긴 기차를 운행하는 자부심이 크지만, 예상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언덕을 넘어갈 때 브레이크를 밟을 시점을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쪽 기관차는 언덕을 넘어서 한참을 내려가도 뒷부분의 화물열차는 여전히 언덕을 올라오기 때문이다. 내리막길을 달리는 기관차에서 악셀레이터를 밟아야 하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

한국교회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놀라운 부흥과 성장의 은혜를 경험했다. 하지만 교세의 측면에서 보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언덕을 넘어선 것은 틀림이 없다.

2010년 이래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의 교세 통계가 이를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부흥 성장과 교세 감소의 언덕을 넘어가는 변화 속에서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바꾸어 밟아할 시점을 잘 정해야 한다.

▲ 편집자 주) 수도권 전철에 사용 중인 차량은 1칸 길이는 대략 20m이다. (정확히 19,500mm) 사진의 호주 화물기차 2개의 전동차를 포함하여104칸X20m=2080m(약2Km) * 구글어스 프로그램으로 호주 전역을 검색하여 글에 해당되는 석탄운반 화물 열차를 찾았다.

특히 목사후보생을 양성하는 신학교 운영과 관련해서 그렇다. 우리 총회(예장통합)는 일곱 개의 총회 직영 신학교에서 목사후보생을 양성하고 있다. 여러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일곱 개의 신학교가 교수의 질이나 시설, 커리큘럼의 면에서 국제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총회는 신학대학원 졸업생이 많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5년 말 현재 총회 소속 목사는 18,712명이고, 해마다 600여 명이 새롭게 목사안수를 받고 있다. 총회 산하 교회가 8,843개인 것과 비교하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총회 소속 목사들은 잘 훈련된 분들이다. 본인도 정성을 다했고, 교회도 뒷바라지를 잘 했다. 하지만 목회자 수급 조정에 실패해서 마땅히 시무할 곳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신학교의 운영과 관련해서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입학지망생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방에 위치한 대부분의 직영신학교가 신학대학원(M.Div. 과정) 정원 미달을 경험하고 있다.

급기야 제101회(2016년 9월) 총회에서는 총회 직영신학교의 신학대학원 정원을 향후 3년간 매해 4%씩 감축하기로 결의했다. 총 12%를 감축하게 될 것이다. 목회연구과정 정원도 현재 과정이 있는 4개의 학교 정원을 37명 감축하기로 했다.

더 어려운 것은 신학대학원의 정원을 줄여도 이를 채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삼중의 쓰나미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첫째는 유례없는 저출산 추세로 인해서 학령 아동과 대학 진학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도 대학 특성화 사업(CK)을 통해서 대학교 입학정원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2023년이 되면 고등학교 졸업생의 수에서 절벽이 올 것이다. 모든 고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해도 대학 입학정원의 60%를 간신히 넘을 뿐이다.

둘째는 사회의 세속화와 무종교화의 흐름이 만만치 않다. 위의 표본 집계에 따르면 2005년과 비교할 때 무종교인의 비율이 9.0% 증가하여 56.1%가 되었다. 20대는 64.9%가 무종교인이었다.

셋째는 젊은 세대가 기독교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 위의 표본집계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약 968만 명으로 인구의 19.7%에 달한다. 하지만, 대학교 교목들은 20대 대학생들 중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이 5%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염려한다.

‘미전도세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기독교인 비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것이다.

교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신학대학원의 정원을 채우지 못할 때 두 가지가 큰 문제일 것이다. 당장은 신학교의 운영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목회자의 지도력이 급격하게 낮아질 것이다.

그것도 한 세대 뒤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겪고 있고, 5년, 10년 뒤에 곧 다가올 문제들이다. 더늦기 전에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골든타임을 맞이한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일이다. 글:변창배 목사 (예장총회 사무총장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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