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 아내" 고대 콥트어로 기록된 파피루스, 가짜임이 밝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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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아내" 고대 콥트어로 기록된 파피루스, 가짜임이 밝혀지다.
  • 박동현기자
  • 승인 2015.07.24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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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결혼 주장과 그 주장에 근거한 여러 저서들과 영화들은 위조된 문서에 근거한 ‘위록지마(指鹿爲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것이다.
▲ (문제가 된 파피루스 사진)

2012년 9월 18일, 로마에서 열린 제 10회 국제 콥트학 학술대회에서, 하버드신학대학원 역사학 교수인 캐런 킹(Karen King) 박사는 4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콥트어로 기록된 고대 파피루스를 해독한 결과가 담긴 학술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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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술논문에서 캐런 킹 교수는 자신이 해독한 콥트어 문서조각에서 예수가 ‘내 아내’라는 표현을 사용한 문장이 있으며, 이 고대 파피루스는 2세기 경의 그리스어로 기록한 것을 4세기 경에 콥트어로 번역한 문서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발견된 고대 파피루스는 가로 3.8cm, 세로 7.6cm 크기의 아주 작은 문서로, 그 안에는 콥트어의 방언인 사이딕어로 앞 뒤 연결 문장이 없는 8줄의 글이 기록되어 있다.

그 가운데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아내는..-" 이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킹 교수에 따르면 콥트어로 기록된 그 파피루스는 “현존하는 고대문서 중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지칭한 유일한 문서”가 된다. 당시 킹 교수는 기독교의 전통적 입장은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 이었지만, 이를 반박할만한 문서가 발견되었기에, 예수의 결혼 여부에 대해 좀 더 깊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는 기독교 학자들 사이에서 이 고대 파피루스의 진위여부에 대한 많은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고대 문서가 신뢰할만한 자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따라서 이 문서가 ‘예수의 결혼’ 여부를 입증할만한 자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일례로 에즈베리신학교 벤 워더링톤 교수는 문제가 된 파피루스 문서에 대하여 “이 문서는 2-4세기경 신비주의적 이단 영지주의자들이 사용하던 문서 형태를 띠고 있다”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의 신학자들 역시 소위 ‘예수 아내의 복음서’라는 이 문서가 신빙성 없는 자료이며, 따라서 ‘예수의 결혼’ 건에 대해서는 논의 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저명한 신약 학자인 장신대 소기천 교수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캐런 킹 교수가 단어의 지나친 의역으로 본래의 의미를 저버리고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기천 교수에 따르면, 문제의 문서에서 킹 교수가 ‘아내’라고 번역한 단어는 콥트어로 ‘디아니스코스’인데, 마리아 복음서나 빌립 복음서와 같은 위경들에서 나타난 이 단어의 주된 용례는 ‘동역자’이며, 따라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장은,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동역자는 ---”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소기천 교수는 진위여부 자체가 불확실한 문서로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고학이나 인류학에서 실제 연대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탄소연대측정 방법이 과학적이긴 하지만, 시료(試料)를 물리적으로 변형시킨 위조문서일 경우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기천 교수는 캐런 킹 교수의 학술논문 발표가 나왔을 때, 학술논문의 근거 자료가 되는 문서자체가 가짜일 가능성에 대해 지적한 바 있으며, 문서를 해독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이미 밝힌 바가 있다.

최근, 소위 ‘예수 아내의 복음서’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판부가 발간하는 성서학 권위지 '신약학'(New Testament Studies·NTS)은 이달(7월) 초 나온 제61권 제2호에서 '예수 아내의 복음서'라고 통칭돼 온 파피루스 조각이 현대에 위조됐다는 내용을 포함한 논문 6편과 논란을 설명하는 사설 1편을 실었다.

이 논문들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예수 아내의 복음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밝혀내고 있다.

논문들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정리하면, 문제의 ‘예수 아내의 복음서’는 파피루스 자체는 오래된 것이지만, 여기에 옛 잉크 성분을 흉내 낸 잉크를 가지고 이미 알려진 콥트어 텍스트를 베끼는 방식으로 현대에 위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논문의 저자들은 그러한 주장에 대한 몇 가지 근거를 들고 있는데, 우선, '예수 아내의 복음서' 파피루스는 이와 똑같은 잉크와 필체로 요한복음의 일부가 필사된 파편과 함께 하버드대에 넘겨졌는데, 이 요한복음 파편의 정체를 텍스트 분석 기법으로 조사해 본 결과 위조가 확실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똑같은 필체와 잉크가 쓰인 두 문서 중 하나가 가짜임이 확실하다면 나머지 한 쪽도 가짜라는 얘기가 된다. 또 연대측정 결과 파피루스의 연대가 기원후 8세기로 나오기는 했지만, 그 피루스에 기록된 콥트어 방언은 그 당시에 이미 쓰이지 않던 것이기 때문에, 위조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파피루스에 적힌 글은 누군가가 2002년 어떤 홈페이지에 실은 콥트어 '도마복음'과 똑같았는데, 심지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실수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즉, 위조자가 잘못된 인터넷 자료를 보고 이를 그대로 베꼈다는 얘기가 된다.

그간 이 파피루스가 진짜 고대 문서인지 혹은 현대에 만들어진 위조문서인지에 대해 학계에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 ‘신약학(NTS)'지에 실린 여러 논문에서 고대 문서 전문가들이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그 진위를 검증한 결과, 위조문서임이 분명하게 입증됐다.

발표 이후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여러 논쟁들을 촉발시켰던 ‘예수 아내의 복음서’는 위조된 것으로 판명 났으며, 따라서 예수의 결혼 주장과 그 주장에 근거한 여러 저서들과 영화들은 위조된 문서에 근거한 ‘위록지마(指鹿爲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것이다.

글: 목장드림뉴스 이사장 이규곤 목사(남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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