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외부기고> 서경석 목사, WCC·NCCK의 ‘평양 호소문’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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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외부기고> 서경석 목사, WCC·NCCK의 ‘평양 호소문’ 강력 비판
  • 이대웅 기자
  • 승인 2015.11.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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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교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도 북한 정부의 한 기관인 만큼, 북한과 손을 잡고 그들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대변할 뿐”이라고 했다.
▲ 서경석목사

근 북한을 방문해 ‘평양 호소문’을 발표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대해, 서경석 목사(선진화 시민행동 상임대표)가 “문을 닫을 때가 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서 목사는 13일 쓴 글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한반도 에큐메니칼 포럼(이하 한반도포럼) 운영위원회가 지난 10월 23-30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평양 호소문을 발표했다’는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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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럼은 호소문에서 ‘평화와 화해를 통해 인권 실현을 모색한다’는 조항을 넣은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 듯하고, 2009년 개정된 북한의 헌법 속 ‘인민의 인권을 위해 국가가 봉사한다’는 구절까지 친절하게 소개했다”고 전했다.

또 “NCCK는 ‘인권이 정쟁을 위한 압박 도구가 되거나 상호 비방을 위한 수단이 돼선 안 되고, 인권의 보편적 가치는 평화와 화해를 통해 증진될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를 남북은 물론 모든 해외 참가자들이 공감한 결과, 인권이란말이 호소문에 포함됐다’고 밝히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 목사는 “이처럼 기가 막히는 말도 없다”며 “언제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진보적 기독교 운동)이 평화와 화해를 통해 인권이 증진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에 대해 당시 에큐메니칼 운동이 ‘평화와 화해를 통한 인권 증진’을 꾀했나? 유신 철폐를 외치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감옥까지 가면서 결연하게 투쟁하지 않았나”며 “모세가 바로왕과 ‘평화와 화해를 도모해’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냈는가? 재앙으로 바로왕을 굴복시킨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서경석 목사는 이 같은 WCC와 NCCK의 모순적 행태에 대해 “이번에 그들이 한 일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면 한국이나 유럽에서 했어야지, 평양에서 해선 안 됐다는 것. 그는 “평양을 꼭 방문하고 싶으면 조용히 다녀오는 것이 옳았다”며 “그런데 이들은 2년 전 부산 WCC 총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평양 호소문’에서 북한의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 문제 언급조차 북한의 헌법 조항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입장과 다르지 않음을 변호할 정도”라며 “반면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탄압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는 것에 대해선 완전히 침묵함으로써, 북한에 인권 문제가 없거나 개선되고 있다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고 덧붙였다.

둘째로, 자신들의 행위를 변호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북한인권 촉구운동을 ‘정쟁을 위한 압박 도구’ 내지 ‘상호 비방을 위한 수단’으로 폄훼한 것에 대해 “한국의 북한인권법 제정 노력을 혹독하게 비방한 북한의 입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북한 인권은 바깥에서 떠들어 대면 안 되고 북한과 조용히 대화하고 설득해서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고, ‘평화와 화해를 통해 인권실현을 모색한다’는 말을 호소문에 넣은 것을 의미 있게 설명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셋째, ‘가짜 교회’인 봉수교회를 대화 상대자로 정하고 봉수교회와의 연대를 말함으로써,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교인을 속였다는 것. 서 목사는 “북한에 교회도 있고 종교의 자유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수많은 기독교인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며 “종교 탄압을 비판하지 않으면 기독교인의 수용소 수감을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봉수교회는 방문하는 손님이 있을 때만 문을 여는 가짜 교회로, 지금도 교인이 되면 식량과 옷 배급이 좋아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교인이 되려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는 곳”이라며 “과거 봉수교회가 가짜인 줄 몰랐을 때는 그럴 수 있겠지만, 하나님 대신 김일성을 믿는 가짜 교회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지금도 봉수교회와 연대하는 것은 국제적 사기행각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서경석 목사는 “이번 ‘평양 호소문’은 2년 전 부산 WCC 총회에서 채택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교회의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총회 이후 ‘왜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했는가’ 하는 한국 기독교인의 항의에 WCC는 ‘NCCK가 너무 완강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는데, 이 초라하기 그지 없는 답변은 WCC의 예언자적 사명의 실종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WCC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절대로 한반도 주변에서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 목사는 “이제 한국교회는 NCCK의 문을 닫는 것을 논의할 때가 됐다”며 “젊은 시절 2년간 NCCK 청년담당 간사였던 필자가 이 말을 하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지만, 그래도 나 같은 ‘과거의 에큐메니칼 인사’가 이 말을 꺼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NCCK는 교회만 분열시킬 뿐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여하는 점이 하나도 없다”며 “봉수교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도 북한 정부의 한 기관인 만큼, 북한과 손을 잡고 그들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대변할 뿐”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WCC 총회 때도 북한인권 문제를 말해야 한다는 감리회와 예장 통합 총회의 요구를 NCCK는 철저하게 막았다”며 “NCCK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의 편에 서는 것인데, NCCK는 억압당하는 북한 주민의 편에 서지 않고, 압제자 김정은의 편에 섬으로써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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