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컬럼)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나아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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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컬럼)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나아 가십시오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4.01.31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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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어둠 탓하지 말고, 너희 시선이 지금 어디에 가 있느냐를 늘 확인하라는 말씀이다. 어두움이 가득한 시대, 믿음의 선배들은 어떻게 교회를 세우고, 사람들을 세울 수 있었을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복음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불타고 있는 가슴이었다. 시선이 목자장 되시는 주님께 고정되어 있어야 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김운용 목사

공생애를 시작하신 주님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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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자를 부르시고, 훈련하신 것이었다. 일정 기간의 훈련이 끝난 후, 그들을 사역의 현장으로 파송하셨다. 그 이후 파송의 자리마다 주님의 명령은 계속 이어진다. ‘오이코도메오’(οἰκοδομέω)! ‘주님의 교회를 세우라. 무너진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 우리는 ‘세우는 사람들’로 부름을 받았다.

그들에게 주님의 당부가 이어진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 10:16). 유진 피터슨은 이 말씀을 새롭게 번역해서 들려준다. “늘 정신 바짝 차려라. 내가 너희에게 맡기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너희는 이리 떼 속을 가는 양과 같으니 너희에게 시선이 쏠리지 않게 하여라.” 이리 떼 속을 혼자 걸어가고 있는 양... 그 정경이 그려지고, 그 결과가 예측되는가? 참혹한 절망과 죽음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일이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단다. 오늘의 영적 기상도는 어둡다. 교회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영적 전투 현장은 늘 어두움과 어려움으로 가득했다. 빛의 바탕은 언제나 어두움이다. 어둡기에 ‘빛’이 더 중요하고, ‘빛의 사자들’의 사명은 더 막중하다.

환경과 어둠 탓하지 말고, 너희 시선이 지금 어디에 가 있느냐를 늘 확인하라는 말씀이다. 어두움이 가득한 시대, 믿음의 선배들은 어떻게 교회를 세우고, 사람들을 세울 수 있었을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복음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불타고 있는 가슴이었다. 시선이 목자장 되시는 주님께 고정되어 있어야 했다.

지난 123년 동안 계속해 온 것처럼, 경건과 학문의 훈련을 마치신 여러분을 사역의 현장으로 파송한다. 복음의 일꾼으로 세움 받았음을 잊지 말고, 복음의 능력과 열정이 불타고 있는지 순간순간 확인하라. 주님처럼 늘 한 영혼에 집중하며 자만하지 말고,

하늘의 도우심과 능력 주심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아시고, 늘 무릎 꿇는 기도의 사람들로 나아가라. 첨단 문명의 이기(利器)와 문화를 누리며 살고 있지만 오늘 죄악의 밤은 더 깊어 가고 있다. 불확실성과 모호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리를 잃어버린 혼돈의 시대이다.

사역의 현장으로 나아가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할 때 시 한 편이 생각났다.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주었다/ 아무도 없는 집 썰렁한 내 방까지/ 붕어빵 냄새가 따라왔다/ 학교에서 받은 우유 꺼내려 가방을 여는데/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종이봉투에/ 붕어가 다섯 마리/ 내 열여섯 세상에/ 가장 따뜻했던 저녁.” 절로 미소가 번져 나오는 이야기를 시에 담고, 복효근 시인은 그 제목을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이라고 붙인다. 마음이 따뜻한 이런 사람이 우뚝 서 있을 때,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저녁’을 맛보게 된단다.

복음의 능력을 가진 사람,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로 나아가라. 사도들이 흩어졌을 때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진”(행 9:31) 그 역사가 여러분의 나아가는 곳에서 일어나기를,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에 세우셔서 멋지게 사용해 주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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