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현상, 더 이상 남들만의 이야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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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성도’ 현상, 더 이상 남들만의 이야기 아냐”
  • 정원희 기자
  • 승인 2015.11.06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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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신앙을 유지하는 일명 ‘가나안 성도’의 규모가 대략 1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갈수록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면서 한국 교회의 핵심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그 현상을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접근.  
신작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은 오랜 기간 이 문제를 연구해 온 종교사회학자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실증적 연구를 바탕으로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가나안 성도 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38명에 대해서는 심층 면접을 갖는 등 일반적인 사회조사 연구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가나안 성도의 실체에 접근했다.
 
또한 가나안 성도들이 모인다는 교회 세 곳을 직접 방문해 그들의 활동에 직접 참여 및 관찰하고 집담회를 열어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겉으로 드러난 가나안 성도 현상 너머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책에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얻은 실제적 데이터와 사례를 분석해 우리가 흔히 가나안 성도라고 일컫는 그들은 누구이며, 왜 교회를 떠났고, 현재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밝힌다. 그동안 가나안 성도에 대해 신학적, 목회적으로 현상을 조망한 책은 있었으나 이를 과학적인 연구 방법으로 접근하고 이해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가나안 성도 현상 자체를 최대한 그대로 드러내고 그 배경과 한국교회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며 “한국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에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문제를 정확히 알고 그 지점에서부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가나안 성도들 떠나는 이유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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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는 책 속에서 무엇보다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를 깨닫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가나안 성도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그들에 대한 목회적 대안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를 보면 그들이 단순히 기성 교회가 싫어서 떠난 사람들인지 아니면 교회라는 제도나 조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강요 받는 신앙 △소통의 단절 △신앙과 삶의 불일치 △나름대로의 신앙방식 등을 제시하며 결국 기성 교회의 문제로 인해 교회를 떠난 사람들에 대해선 교회 갱신을 통해 그들을 다시 교회로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현상은 아니”라며 내부적 요인 외에도 가나안 성도 현상에 영향을 미친 현대 사회의 특징으로 ‘탈현대성’과 ‘세속성’을 제시했다.
 
그는 현대 미국과 한국의 교회들이 변화하는 기독교인들의 종교적 욕구를 채워 주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고 “이러한 상황은 각각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현대 사회의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기성교회에 대한 거부감 외에도 종교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종교의 쇠퇴가 세계적인 세속화 추세에 맞물려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맺음말에서 가나안 성도 현상을 공동체의 측면에서 정리한다. 기성 교회에 불만을 품고 떠난 가나안 성도들 역시 함께 모여 대안적인 교회를 세워가는 모습을 봤을 때 결국 차별 없이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 확립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나안 성도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문제의식에 많이 공감했고 내면의 상처와 어려움에 연민의 정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이 책을 통해 가나안 성도에 대해 보다 깊고 치열한 논의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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