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경외하라 정녕히 네 장래가 있겠고 네 소망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잠언23:17~18) 주와 함께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샬롬!” 찬양의 고백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인도는 3월 22일부터 시작된 락다운(lockdown)이 두 달이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수많은 지역들, 무증상 확진자가 50% 이상인지라 눈에 보이지 않게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경이 봉쇄되어 외국인들은 자국의 특별기를 통해 돌아가고 있으며, 이곳 펀잡·찬디가르지역도 저희 가족 외에 선교사 한 팀만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불편함과 막연한 두려움뿐이지만 인도 인구의 1/3이상은 죽음의 문턱에서 싸우는 이들입니다.
코로나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는 최하위 계층들과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이들은 일자리를 잃으니 더 견딜 수 없어 8,000km이상(열흘 이상)을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가다가 굶어죽기도 하고 기차나 차 사고로 죽기도 하지요. 그렇게 목숨 걸고 돌아간 고향에서는 감염의 위험으로 도시진입을 막는 일도 일어나 오도 가도 못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과 분쟁주인 북인도 카슈미르지역은 코로나가 아닌 테러로 인해 1년 동안 락다운이 진행되고 있고, 남인도 지역에서는 LG화학의 가스유출로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동부 지역은 20년 만에 찾아온 최대 규모의 슈퍼사이클론(우리나라의 태풍 격)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가 머무는 펀잡·찬디가르지역도 병원과 시크교 순례자들로 인한 감염이 많이 늘고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들 감염이 많아 무척 안타깝습니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이 일상이 된 이곳의 실상을 보면서 이렇게 가볍게 이들의 아픔을 나열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순간순간 주어진 사역에 순종할 때 주님께서 역사를 이루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간 속에 있지만 저희는 은혜가운데 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분명 고난이지만 그 못지않은 축복과 은혜가 있기에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는 성도들과의 깊은 교제입니다. 매일 가정별로 말씀과 기도로 만나는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판카즈 목사는 매일 6시간 이상씩 화상전화를 하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지만 말씀을 갈망하는 성도들과 말씀을 전하는 판카즈 목사 모두에게 은혜와 축복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말씀 속에 더 굳건히 서는 시간이 되고 있음을 체험합니다.
다른 하나는 성도들의 신앙의 성숙입니다. 그동안 기복적인 믿음과 받기만을 원하는 신앙생활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사랑의 풍성함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성도들이 헌금을 하여 굶는 자들에게 음식을, 책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책을, 위로가 필요한 자들에게는 기도를 해주며 서로를 살피고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인터넷 방송을 통해 멀리 있는 이들에게도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여러 이유로 특별기를 통해 철수하면서 많은 음식들을 주고 가시니 그간 부족했던 음식들이 냉장고에 가득합니다. 마음껏 나누니 그보다 더 많이 채우시고 더 많이 나눌 수 있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풍성합니다.
새벽마다 들려오는 새소리와 상쾌한 공기역시 우리에겐 축복입니다. 매연과 쾌쾌한 냄새 속에만 살다 맑고 쾌청한 하늘을 보니 더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많은 인도의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 앞에 서서 고난이 축복이 되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너무나도 처절하고 아픈 상황이지만 주님의 위로와 은혜가 그들에게 임하길 기도합니다.
숨 가쁘게 달리기만 했던 그간의 사역들을 잠시 내려놓고 앞으로의 전진을 위해 후퇴를 선택한 선교사님들에게도 큰 위로와 충전의 시간이 되길 기도하며, 사업과 삶의 문제와 고통 속에 있는 한인들에게도 주님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저희들이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로 함께해 주시는 동역자 여러분에게도 주님의 평안이 가득하시길 기도하며 늘 감사드립니다. 역파송 선교사 판카즈, 이혜정
판카스 이혜영 선교사의 역파송은 구파발 교회(오을영 목사) 대양 교회(김성환 목사)가 공동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