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弱者) 편에 서서.. 글 신성욱 교수
상태바
약자(弱者) 편에 서서.. 글 신성욱 교수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0.12.15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오스트리아 극작가인 엘프리에드 옐리네크(Elfriede Jelinek)는 이런 소중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글을 쓸 때면 언제든 약한 쪽에 서려고 노력한다. 강한 쪽은 문학이 설 곳이 아니니까.”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이 문학이다’라고 한 그녀의 말은 감동 그 자체다. 언론, 학문, 법, 문학, 심지어 종교까지도 대부분이 약자보다는 강자 편에 서서 불의를 행하는 모습이 우리가 매일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지 않은가!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오스트리아 극작가인 엘프리에드 옐리네크(Elfriede Jelinek)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오스트리아 극작가인 엘프리에드 옐리네크(Elfriede Jelinek)

저(신성욱 교수)는 신학을 공부하기 전 나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문학도이다. 그것도 영문학도 말이다.

Like Us on Facebook

‘문학’(Literature)이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의 정의가 있지만 가장 쉽게 얘기하자면, 문학이란 글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는 예술이다. 미술과 음악이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 예술이라면 문학은 글을 통한 예술이다. 시, 소설, 수필, 희곡 등등 말이다. 글을 읽고 쓰는 일보다 나에게 더 좋은 일은 없다. 남의 책을 읽고 내 글을 쓰노라면 희열에 가득 찬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즐겨 읽는 책이나 쓰는 글의 양상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과 관점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대개 시인이나 소설가나 수필가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거나 자주 놓치는 관점에서 글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하면 문학은 누가 주도해간단 말인가?

남다른 시선, 유별난 관점, 색다른 감정으로 유별난 이들이 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생각’과 ‘사색’의 차이를 아는가? ‘생각’은 ‘보이는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말하고, ‘사색’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이다.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멍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사색은 하지 않은 채 그저 생각만 하고 사는 이들이 너무 많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사색보다는 ‘검색’을 더 많이 하고 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게다.

그러나 어릴 때는 모두가 시인이 된다. 창의력과 독창성이 활발할 때가 어린 시절이다. 이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주입식 교육에 의해 파괴되는 비극적 현실을 보고 있다.

곰팡이가 나타난 잘 발효된 메주

초등학교 6학년이 쓴 시를 하나 보자.

시골집 선반 위에 메주가 달렸다. 
메주는 간장 된장이 되려고 ..
몸에 곰팡이가 피어도 가만히 있는데,
우리 사람들은 메주의 고마움도 모르고
못난 사람들만 보면 메주라고 한다.

<부산 감전국교 6년 이경애>

메주를 보면서 못생긴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긴 해도,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몸에 곰팡이가 피어도 불평 한 마디 없이 견뎌주는 메주의 고마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약자인 메주의 편에서 이해하고 생각해주는 시선이 남다르고 따뜻하다.

이번엔 어른이 쓴 시를 하나 살펴보자.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고 부르기 미안하다.
이쁘기만 한데...

농부들한테 이런 시를 선물한다면 뺨맞을 일이다. 하지만 이 시인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벼가 아닌 잡초 편에 서서 글을 쓰고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쁘기만 한데, 벼라는 놈과 한 논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잡초라 폄하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오스트리아 극작가인 엘프리에드 옐리네크(Elfriede Jelinek)는 이런 소중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글을 쓸 때면 언제든 약한 쪽에 서려고 노력한다. 강한 쪽은 문학이 설 곳이 아니니까.”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학국어 번역 책 

‘강자보다는 약자 편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이 문학이다’라고 한 그녀의 말은 감동 그 자체다. 언론, 학문, 법, 문학, 심지어 종교까지도 대부분이 약자보다는 강자 편에 서서 불의를 행하는 모습이 우리가 매일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지 않은가!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강자보다는 약자, 부자보다는 빈자, 건강한 자보다는 병든 자, 의인보다는 죄인 편에 서서 사시다가 천국으로 가셨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마땅히 믿음이 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롬 15:1-2)

핑자 신성욱 교수

예수님처럼 문학도, 신학도, 약자 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차가운 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해질지 상상해보라. 이 일에 앞장서서 수고하고 땀 흘리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자 신성욱 교수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교수이다.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공부했음, University of Pretoria에서 공부했음, 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했음,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언어학 전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