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영화 이야기 '이상한 나라 수학자'와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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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영화 이야기 '이상한 나라 수학자'와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7.09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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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학성은 탈북하여 남한에 와서 은둔생활을 했다. 학성이 은둔생활을 한 이유가 북쪽에서는 수학을 무기 만드는데 사용되어서 환멸을 느껴 남한에 왔는데 여기서는 고작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가는 수단으로 쓰이더라는 것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 포스터

5일(현지시간) 국제 수학연맹(IMU)이 핀란드 헬싱키 알토 대학교에서 시상식에서 ‘수학 노벨상’ 필즈 상을 수상한 사람, ‘허준이’(39, June Huh)에 대하여 6일(한국시간) 아침 뉴스에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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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로 한국계 수학자로는 최초 수상이다. 1936년 제정된 필즈 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업적을 성취할 것으로 보이는 40세 미만 수학자 2명 이상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아벨 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서 중학교 때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단짝 친구를 만나 책 읽기와 시 쓰기에 푹 빠졌으며, 그럴듯한 작품을 쓰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을 끝으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수능을 볼 때도 수학 과목이 제일 힘들긴 했다.”라고 했다.

글을 쓰는 것이 적성이 맞지 않아서 과학기자가 되어 과학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고 물리학과에 들어갔지만 공부가 너무 어려워 3학년 1학기에 모든 과목에서 D와 F를 받았으며 8개월간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정도로 우울증에 걸렸고, 서울대학교를 6년이나 다녔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말하기를 ‘수포자(수학포기자)’는 아니라 “저는 수학을 아주 잘한 건 아니었지만 중간 정도는 하는 학생이었다. 수포자라니....”라고 말했다. 이런 허준이가 어떻게 수학자가 되었을까?

“학부 마지막 학기 때, 서울대 석좌교수로 초빙된 일본의 세계적인 수학자이자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수업을 들으면서 수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교수님의 권유로 서울대 수학과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올해 2022년 수학계의 최고권위상인 ‘필즈상’의 영예의 수상자로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교수가 선정되었다. ©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 유튜브 캡처

필즈 상을 받은 허 교수의 방송을 보면서

2022년 3월 9일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박동훈 감독, 12세 관람가)가 생각났다. 수학을 주제로 하여 만든 영화로 다분히 시사적 고발과 인간적인 감동까지 담은 드라마지만, 이미 일반 극장에서는 종영을 한지라, 넷플릭스에서 보았다.

이 영화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리학성역, 최민식 배우)으로 일하는 탈북자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한지우역, 김동휘 배우)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대한민국 1%가 모인 특목고인 ’동훈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을 가르치는 담임 반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렇지, (너희는) 머글이 아니니까, 우리는 머글(muggle; 평범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니까”라고 학생들의 자긍심을 북돋우는 말로 수업을 마친다.

지우가 기숙사 룸메이트의 술심부름으로 기숙사 밖으로 나갔다가 학교 경비원(리학성)에게 들켜서 기숙사에서 1개월간 퇴출을 당하면서 담임에게 불려간다. 담임은 사배자(사회적 배려 대상자)인 한지우를 불러서 수학 성적이 나쁘고 반에서 최하위지만 일반고에 가면 1등을 할 수 있으니 전학을 가라고 권한다.

아버지는 10년 전에 죽었고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달동네 집으로 캐리어를 끌고 왔다가 기숙사 퇴출된 사실을 말 못 하고 다시 비가 오는 거리를 지나 학교로 왔다가 나무더미 뒤에 숨었던 지우가 경비아저씨(리학성)에게 발각된 계기로 경비 아저씨 사무실에 임시 지내게 된다.

지우가 피곤하게 잠든 사이에 담임이 준 어려운 시험 문제지를 발견한 경비 아저씨가 풀어서 넣어준다. 수업 시간에 지우는 만점을 맞았다. 지우는 놀라움으로 경비 아저씨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애걸한다. 결국 B103에서 지우에게 3가지 규칙을 지키라면서 수학을 가르쳐준다.

규칙 1. 절대로 수학을 배우는 것을 비밀로 할 것.
규칙 2. 수학 외에 질문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규칙 3. 내가 가르치는 것은 학교 성적과 관심이 없다. 라고 말하면서 수학에 대한 개인 지도를 한다.

사실 지우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였지만 학성을 통해 수학을 배우면서 나중에 수학자가 되게 된다. 특히 이 영화에는 수학과 관련된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이 나온다.

“답을 맞히는 것보다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이 수학이다. 알간?”
“엡실론(=작고도 작은 하찮은 존재)이야”

학성은 지우에게 루트 2의 값을 계산하라고 하면서 힘들어하는 지우에게 “친해지려고 하려는 거야 친해져야 이해를 하게 되고 사랑할 수 있는 거야. 계산은 중요하지 않아 생각이 중요한 거야”

“증명되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다. 그것이 수학자이다.”

“수학을 잘하려면 뭔지 아니? 머리 좋은 아새끼들이 제일 먼저 포기한다. 그다음으로 나자빠지는 놈들이 노력만 하는 놈들이야.” 지우가 “그럼 뭔데요?” 하니, “용기!” 지우가 “앗싸! 할 수 있다! 이런 거요?” 하니 “고건 객기고” 하면서 “문제가 안 풀릴 때는 화를 내거나 포기하는 대신, 이거이 문제가 참 어렵구나, 야!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풀어봐야 갔구나, 하는 여유로운 마음! 그것이 수학적인 용기다.

기렇게 담담하게 꿋꿋하게 하는 놈들이 결국에는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거야.” 이런 말에 지우가 “저랑은 먼 얘기네요” 하면서 돌아서 나가자. 학성은 지우가 수학 문제를 푼 문제지를 주머니에서 꺼내 주면서 넌 틀린 것은 많지만 풀이 과정이 옳았다면서 용기를 북돋아준다.

그러면서 담임 선생님이 지우에게 전학을 가지 말라고 하면서 “전학이 옳은지 기른지 증명하라!”고 충고하면서 지우에게 힘을 주는 감동적인 장면들이 여러 번 나온다.

리학성(경비아저씨)은 바흐 음악을 좋아하고 지우의 같은 반 친구인 박보람은 반주를 하고, 학성은 원주율의 도는 1, 레는 2, 미는 3 등으로 피아노 합주를 할 정도로 예능에도 조예가 깊다.

지우와 보람은 학성이 핸드폰에서 ’리만가설‘에 대한 논문을 보고 감동하는 것을 보고, 비공식적으로 전산자료실 비밀번호를 알아서 복사를 해 준다.

학교에서 1학년 대상으로 ’피타고라스 어워드‘ 수학시험을 본다. 굉장히 고난도의 수학 문제인데 평소 40점인 지우는 70점을 맞아서 담임 선생님을 놀라게 한다. 그런데 학교 온라인상에 문제 유출이 있었다는 문제로 교장선생님과 관련자들의 회의가 있게 된다.

지우 (수학) 담임선생은 친구인 ’오일러수학연구소‘에 문제를 유출했고 그곳에서 고액과외를 하는 학생들에게 문제가 유출된 것인데 이런 문제를 덮기 위하여 지우가 학성의 리만가설의 논문을 복사하러 간 것을 시험지 복사 유출자로 ’형법 314조 업무방해죄로 징역 5년이야, 감옥 가고 싶어“라고 덮어씌우면서 또 전학을 가라고 한다.

지우는 결국 집에 가서 잠자는 엄마의 가방에서 도장을 꺼내어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 확인서에 학부모 도장을 찍어서 담임 선생님에게 제출한다.

그러는 사이 방송국 시사보도국 프로에서 북한의 세계적 수학자가 남한에 납치당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정보국 직원과 탈북자 협회 지국장이며 고물상 대표인 기철을 통하여 리학성이가 방송 출연을 하도록 각본을 짠다.

사실 이학성은 탈북하여 남한에 와서 은둔생활을 했다. 학성이 은둔생활을 한 이유가 북쪽에서는 수학을 무기 만드는데 사용되어서 환멸을 느껴 남한에 왔는데 여기서는 고작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가는 수단으로 쓰이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성은 보람을 통하여 알게 된 것은 지우가 학성의 논문을 복사했는데 시험지 복사 유출 누명을 쓰고 전학을 가게 된 사실을 알고,

고등학교 1학년 전학생이 모여서 ‘피타고라스 어워드 시상식’이 열리는 시각에 지우는 캐리어를 끌고 교정을 나가고 있었다. 보람이가 강제로 지우의 캐리어를 들고 강당으로 가게 되고 지우도 참여하게 된다.

시상식이 시작되는 도중에 강당 문이 열리면서 리학성, 경비 아저씨가 뚜벅뚜벅 중앙통로로 강단을 향해서 나아간다. 학생들은 ”이민군이다!“라면서 수군거린다. 그때 수학올림피아대회에서 공동 1등을 한 포스텍 오정학교사가 함께 수상했던 당시 북한의 학생이었던 리학성을 알아보고 반갑게 강단에서 내려와서 인사를 한다.

그는 진행자의 허락을 받아 마이크를 잡자 실내가 숨을 죽이고 조용하다. 그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선생이 제자를 도둑으로 모는 여기가 학교 맞습니까?“라고 하면서 지우학생은 시험지 유출자가 아니라 ‘오,일,러수학연구소’에서 수학 문제를 받아 문제를 가르쳤다고 폭로를 한다. 지우의 담임은 당황하여 학성에게 큰소리치면서 도망을 가자 ”이쯤 되면 증명된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자기의 소신을 이야기한 후 ”한지우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라고 합니다.

교장은 이번 일은 조사 위원회를 열어 투명하게 조사하겠다고 하면서 한지우의 전학은 취소됨을 선언한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던 국정원과 상의하여 리학성을 데리러 온 기철은 차에 태워 공항으로 가면서 외국행 비행기 표를 건네면서 여행을 하고 돌아오라고 한다.

기철이가 지우와 보람에게 학성이가 외국을 가면서 전하라고 준 선물상자를 준다. 거기엔 과거 수학올림피아 경연 대회에서 받은 만년필과 리만가설 증명 초고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3년 후, 지우는 한 외국의 ‘오버볼피로(Oberwolfach)수학 연구소’를 방문한다. 그곳은 바로 과거 경비 아저씨인 리학성 연구소였다.

지우는 오랜만이지만 과거에 딸기 우유만을 마시던 아저씨에게 딸기 우유를 내 밀자 ”간나새끼“하면서 반갑게 지우와 리학성이 껴안는다. 그리고 화면에 Q.E.D.(증명 완성)으로 117분 드라마의 엔딩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제작비 75억이 들었고, 손익분기점이 150만 명인데 안타깝게도 52만 6천 명이 극장 상영에서 보았다.

조사 결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중 32.3%에 달하는 388명이 자신을 수포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6학년 중 11.6%인 173명, 중학교 3학년 학생의 22.6%인 226명이 자신을 수포자라고 생각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을 계기로 수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생의 비율이 고교 기준 72.4%라는 수치가 낮아지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두 명의 학생이 잘 하는 수학이 아니라 보편적인 학생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학 과목이 되도록 연구할 필요가 요구된다. 실화같은 실화가 아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면서 무더운 여름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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