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용기 목사 2주기를 맞아 ‘영산 조용기 목사의 희망 목회와 부흥’을 주제로 목회자 컨퍼런스가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사)영산글로벌미션포럼 이사장 이영훈 목사는 “전도자이셨던 조용기 목사님은 대한민국 전역과 오대양 육대주를 오가시며 희망의 복음을 전하셨다”며 “사람들이 ‘안 된다, 어렵다, 힘들다’라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 조용기 목사님은 언제나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고 희망의 메시지를 외치시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으로 일으켜 세워주셨다”고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조용기 목사님의 희망 신학과 절대 긍정의 믿음 안에서,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꿈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가올 성령의 뜨거운 부흥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 나아가, 여러분을 통해 한국교회에 강력한 기도 운동이 일어나고 세계 기독교가 놀랄 만한 부흥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일어나게 되길 소망한다”고 영상 축사했다.
전호윤 목사(순복음강북교회) 사회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상임이사 김영도 장로의 대표기도와 조용기 목사 선교 영상 시청 후, 김삼환 목사(여의도순복음김포교회)가 ‘조용기 목사의 사차원의 영성(생각·믿음·꿈·말) 중 왜 꿈이 가장 중요한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삼환 박사는 “조용기 목사님께 사차원의 영성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직접 여쭤본 적이 있는데, 1초도 주저하지 않으시고 ‘꿈’이라고 답하셨다. ‘생각’이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며 “이후 프랑스 현상학적 해석학자 폴 리쾨르(Paul Ricoeur)의 <악의 상징학(La symbolique du mal)>을 연구해 보니, 조 목사님의 답변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리쾨르의 악과 구원에 대한 설명을 살펴볼 때, 힘의 흐름은 인간의 외부 존재에서 흘러 들어온다. 이후 그 외부와 인간의 자유의지가 만나고, 온전히 인간 내면의 것으로 내면화된다. 기독교의 진리는 이러한 힘의 방향을 말하고 있다”며 “이를 사차원의 영성에 적용해 보면, 외부적 요소는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으로 외부적 요소, 즉 꿈이나 말씀이 인간의 자유의지와 만나면서 이뤄지는 것이 ‘믿음’이다. 바라는 것들의 실상인 믿음은 꿈과 희망이 주어지고 나서 생긴다”며 “다음은 인간 내면의 것인 ‘생각’이고, 생각이 입술을 통해 나오는 ‘말’이다. 이처럼 4차원의 영성은 ‘꿈-믿음-생각과 말’ 순서로 중요하다”고 했다.
김삼환 목사는 “하나님의 성령이 주시는 꿈이 있어야 믿음이 생기지, 믿음이 있다고 꿈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꿈과 믿음이 있어야 긍정적인 생각이나 말 사용이 효과를 나타내지, 꿈도 믿음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한다 해서 주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고 해석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주시는 꿈이 있는 사람은 매사에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현재 모든 역경을 믿음으로 이겨낸다”며 사람들은 보통 어려움을 회피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려 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찬란한 내일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모든 어려움을 믿음으로 이겨낸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 주시는 꿈이 있는 사람은 항상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 이는 꿈의 영향력에 의한 필연적 결과이지, 우연이나 심리적 차원에서의 긍정적 생각이 아니다”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꿈이 없는 사람의 긍정적 생각은 일종의 심리적 자기최면에 불과하지, 하나님의 존재와 관계없다. 무엇보다 조용기 목사님은 위대한 꿈의 사람이었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하나님 주시는 꿈이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 결과이지, 우연이나 심리적 차원의 언어 사용이 아니다”며 “꿈이 없는 사람의 긍정적 언어 사용은 구약 거짓 선지자들과 같다. 사탄도 하나님을 모방해 꿈과 비슷한 무엇을 가져다주는데, 이는 바로 욕심이다. 욕심 있는 사람도 현재 일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지만, 그 끝은 파멸”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박명수 명예교수(서울신대)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조용기 목사와 해방 이후 한국 사회와 기독교’를 발제했다.
박명수 교수는 “해방 후 한국교회에는 한경직과 조용기라는 두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다. 한경직 목사는 주류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장로교 목사로 한국교회 중심에 있었지만, 조용기 목사는 불교세가 강했던 경상도 출신으로 해방 후 비로소 등장한 오순절 운동에 속해 한국교회 중심으로 등장하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고 운을 뗐다.
박 교수는 “두 분은 모두 영어를 매개로 세계적인 기독교의 흐름과 함께하셨고, 폐결핵이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하나님을 만난 경험을 갖고 있다”며 “한경직 목사는 프린스턴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결핵에 걸려 치료하는 도중 사명을 다시금 확인했고, 월남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확인했다. 조용기 목사도 고등학교 시절 걸린 폐결핵이 믿음으로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용기 목사는 역사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했고, 구원의 복음은 불변하지만 시대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일제시대 교회가 내세를 지향했다면, 해방 후에는 현세 중심 신앙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조 목사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미친 가장 중요한 영향이 기독교를 내세 중심에서 현세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조용기 목사의 이 같은 전환은 중세 가톨릭에서 종교개혁 신앙으로 전환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종교개혁은 신자의 모든 초점이 죽어서 천국 가는 데 있던 신앙에서 벗어나 현세를 신앙의 중심으로 바꿨다”며 “조용기 목사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메시지가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 소위 상황화 신학을 신봉했다. 그가 불광동 천막에서 ‘예수 믿고 지옥 가지 말고 천당 가라’고 전도했을 때, 사람들은 ‘여기가 지옥인데, 다시 지옥에 갈 필요가 있는가’라고 대답했다. 이에 내세의 천당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구하는 설교를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기 목사가 한국 사회에 미친 기여에 대해선 “대한민국 건국과 수호에 중요하게 기여했다. 1980년대까지 박정희의 정치, 정주영의 경제와 더불어 조용기의 종교는 한국 사회를 이끄는 중심 축이었다”며 “박정희·정주영·조용기는 ‘잘 살아 보세’라는 시대적 욕구에 맞춰 시대를 이끈 인물이다. 특히 사회 발전은 정신적 변화 없이 불가능하므로, 조용기 목사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박명수 교수는 “조용기 목사의 부흥운동은 한국인의 죽어 있던 기(氣)를 살렸고, 오늘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중심 과제로 삼으면서 ‘지금 여기서’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는 삶을 강조했다”며 “적극적 사고를 강조해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부(富)를 죄악시하는 대신 긍정적으로 이해해 산업화 가운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조용기 목사는 6.25 이후 한국 사회를 향한 예언자였다”고 평가했다.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으로는 “성경을 새롭게 해석해 ‘중생·성결·신유·재림’의 기존 사중복음에 성령세례로서의 방언과 축복 메시지를 합한 ‘오중복음’을 만들어 전했다”며 “조용기 목사의 오중복음 소개 이후 축복은 한국교회의 공식 메시지가 됐고, 방언은 한국 신자들의 보편적 은사가 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세계 최대 교회’라는 목회적 성공은 하나의 모델로 자리잡아 수많은 대형교회들이 생겨나게 했고, 대형교회 등장은 한국교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며 “대형교회를 추구하면서도 소그룹을 활성화해 직업별·지역별로 모이게 해 친밀한 공동체를 형성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내밀한 능력은 소그룹에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파산된 가정에서 폐결핵을 앓는 절망 속에서 조용기는 오순절 선교사의 메시지를 듣고 열매를 맺어, 오늘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만들었다. 이런 조용기의 경험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각자의 어려움들을 이기게 했다”며 “조용기 목사는 20세기 후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도구였다. 그는 사도행전의 옛 메시지에 새로운 옷을 입혀 한국 사회에 전달했고, 이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정리했다.
이후 조용근 장로(천안함재단 이사장)는 ‘내가 만난 조용기 목사’에 대해 소개했으며, 발제 후 가족 대표 조민제 회장(국민일보)의 인사로 컨퍼런스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