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첫 재판에서 나란히 혐의를 부인하거나 입장의 표명을 다음 재판으로 미뤘다.
최씨는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첫 정식 재판에서 재판장의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다.
이어 재판장이 추가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재판부가)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최씨와 안 전 수석의 공모관계가 입증되지 않자 대통령을 공모관계 중개인으로 넣어 법률적으로 구성했다"며 검찰의 공소 내용을 부인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최씨가 16개 대기업 집단으로부터 출연금을 모금하는 데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두 재단 설립 때부터 현재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금전 등 어떠한 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수사기록과 증거기록이 방대해서 (이 변호사가)검토를 못한 것 같다"며 "최씨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공범이라고)억지로 꿰어맞췄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씨)자신이 운영하는 더블루케이나 플레이그라운드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를 통해 속된 말로 어떻게 빼먹으려 했는지 자세히 나와있다"며 "공소장을 기재할 때 국격을 생각했다. 나라의 격을 생각해 최소한만 기재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최씨는 자신의 처지는 고사하고 딸마저 새해 벽두부터 덴마크에서 구금돼 어떤 운명에 처할지 모를 험난한 지경에 놓였다"며 "이를 감수하고 법정에서 공정하고 엄정한 재판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안종범 전 수석 측도 혐의의 상당 부분에 대해 부인했다. 안 전 수석 측은 "문화와 체육 활성화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며 "대통령이 재단을 말했을 때 그 연장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다.
안 전 수석 측은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미수 혐의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측은 발언 기회가 오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는 걸 차일로 미뤄야 한다"며 다음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는 "최근 정씨가 구치소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그 중에는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과 논의하고자 하는 쟁점, 변호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은 메모가 포함됐다"며 의견 정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증거인 태블릿PC에 대한 검증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JTBC 기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본사협약 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