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 첫 신문…윤전추 '朴 세월호 7시간' 변명·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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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탄핵심판 첫 신문…윤전추 '朴 세월호 7시간' 변명·모르쇠 일관
  • 손인해 기자
  • 승인 2017.01.06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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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차 변론기일…윤전추 靑 행정관만 증인출석 "朴, 참사 당일 관저서 집무…각종 소문 사실 아냐" "최순실, 박 대통령 앞에서 공손…안하무인 아니다" 당초 4명 중 1명만 출석…12일·19일에 다시 증인신문
▲ 헌법재판소 들어서는 윤전추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두하고 있다. 2017.01.05 김인철 기자 yatoya@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증인신문은 '세월호 7시간'과 '최순실 국정개입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대통령 최측근'인 증인 윤전추(37) 청와대 행정관을 상대로, 헌법재판관들과 국회 소추위원단 측, 박 대통령 측의 질문이 4시간30분 동안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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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제2회 변론기일이 열렸다. 오전 심리에서는 탄핵사유에 대한 양측의 변론 및 증인·증거 정리 등이 진행됐고, 오후 심리에서는 탄핵심판의 첫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당초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된 사람은 총 4명이었지만, 윤 행정관만 유일하게 출석했다.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1) 전 총무비서관에게는 '증인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않았고, 이영선(38) 행정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불참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윤 행정관은 "임용 초반에는 박 대통령의 운동을 코치했지만, 언젠가부터 박 대통령의 개인·비공식업무를 담당하는 '밀착수행'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2월쯤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임용됐다.


그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과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 내 공식 집무공간인 본관이 아니라, 대통령의 침실이 있는 관저의 집무실이라는 설명이었다. 

윤 행정관은 "그날 본관에 있다가 오전 8시30분쯤 대통령 호출을 받고 관저로 올라가 9시쯤 대통령께 서류를 전달했다"면서 "이후에는 대통령이 중대본으로 나가실 때까지 관저에서 업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안봉근 비서관이 관저로 올라와 대통령과 만났고 오후에는 정호성 비서관도 굉장히 급하게 (올라왔다)"고 밝혔다. 또 "(전원구조 오보가 밝혀진) 그 시점부터 서류가 많이 올라왔다"면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업무를 보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성형수술, 무속신앙 등 각종 소문에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라고 해명했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이 중대본으로 가기 전) 미용이 끝난 다음 직접 민방위복을 챙겨드렸다"고 증언했다. 헝클어진 머리를 일부러 연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평상시보다 빨라 놀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 국정농단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10.31 김인철 기자 yatoya@focus.kr

 최순실 靑 관리설은 "사실무근…대통령께 공손" 윤 행정관은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박 대통령조차 무시하는 안하무인한 사람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오히려 그는 "언론보도를 보고 놀랐다"면서 "예의바르시고, 대통령께 공손했다"고 했다. 

청와대 내 2부속비서관실이 최씨를 보좌하는 곳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역대 2부속비서관실은 영부인을 보좌하는 곳이어서,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통폐합될 것이란 말이 있었지만 유지되고 있었다. 윤 행정관은 "제 생각엔 그렇지 않다. 비서관들이 (최씨를) 비서처럼 따라다니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전 조리장 '최씨가 매주 주말 청와대를 드나들며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했다'는 폭로에 대해선 "보도를 보고 알았다. 회의사실을 몰랐다"고 답을 피했다.

이외에도 윤 행정관은 최순실 특혜임용 건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윤 행정관이 서울의 한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할 당시 최씨도 그 곳 회원이었고, 윤 행정관의 휴대전화에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1)씨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피트니스 센터 고객은 1000명이 넘었으며, (최씨는) 직접 담당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와 정유라씨에게 개인적으로 레슨한 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후보 때부터 박 대통령 건강관리 해왔고 취임 후에도 인연이 이어진 것이라는 말이었다.

'의상실 동영상'에 최씨와 같이 나온 일에 대해서도 그는 "의상비를 지불하려고 갔더니 (최씨가) 거기 있었을 뿐"이라며 무슨 일로 왔는지 등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2017.01.05 김인철 기자 photo@focus.kr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2017.01.05 김인철 기자 photo@focus.kr

 '모르쇠' 일관에 재판관들 "적절치 않다" 지적도, 그러나 윤전추 행정관은 대부분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로 인해 소추위 측은 물론 헌재 재판관으로부터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윤 전 행정관은 '대통령의 개인 업무를 봐 드렸다고 하는데, 개인 업무가 어떤 것인가'란 질문에 "개인 업무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입을 닫았다. 또 '대통령의 지시로 외부인을 차량에 태워 동행하거나 손님을 관저로 안내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2014년 당시 함께 근무했던 이영선 행정관과 다른 방을 썼냐는 질문에도 "그건 잘 알지 못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증인은 객관적으로 다 알 수 있는 사실도 모두 모른다고 하는데 이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증인이 증언한 내용이 본인의 범죄 혐의가 될 수 있는 건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며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진술하셔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소추위원장 역시 "증인 태도를 보면 알고서도 모른다, 혹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업무조차 말하지 않고 있다"며 "증인 신분이 공무원인데 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비밀이라고 말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증인 신문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권 위원장은 심판이 끝난 후 언론 브리핑에서 "윤 전 행정관이 위증했는지 안 했는지는 직접 경험한 게 아니라서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하고 시일이 흘러서 잘 기억하기 쉽지 않은 세월호 당일 사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증언하는 걸 봐서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청와대 전경. 김흥구 기자 nine_kim@focus.kr

◆ 불출석 3인, 재소환하기로…소추위 "의도적" 비판
이날 윤전추 행정관 이외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3명은 모두 불출석했다. 헌재는 안봉근 전 비서관과 이재만 전 비서관을 오는 19일, 이영선 행정관을 오는 12일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헌재 심판에서의 증인출석은 법적으로 강제성을 갖는다. 헌재법 79조는 증인 소환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소환명령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재는 지난 2일 이들에게 증인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닿지 않았다.

이에 두 사람이 합법적으로 심판정을 피해나가기 위해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한철 헌재소장도 이들의 불출석을 확인하며 "오늘 증인신문을 두 사람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이날 심리는 탄핵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어서, 향후 진행되는 증인신문절차까지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권성동 소추위원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있고 또 국정 공백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심판에 (두 사람이) 의도적으로 출석을 기피했다"고 비판했다. 또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은 이영선 행정관에 대해서도 "대통령 수행비서나 마찬가지로 알고 있는데 윤 행정관 신문을 보려고 의도적으로 불출석했다"고 말했다. 본사 협약 포커스뉴스

 

 

 

박나영 기자 nayoung3116@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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