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언향(言香) 조재호 목사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마 15:11) 박동현 기자l승인2017.10.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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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호 목사(고척교회 위임)

요즘 우리나라를 가운데 두고 공중으로 무서운 말 폭탄들이 날아다닙니다.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 대통령 트럼프 사이에 오가는 말은 무서운 증오와 대결의 폭탄을 실고 날아다니는 대륙간탄도탄(ICBM)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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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를 접하는 우리들의 마음에는 평화로운 여유 공간이 사라졌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곳저곳에 언어의 갑질(?)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관계를 허물어뜨리고 상처를 남기며 다툼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언어생활을 해야 할까요?

세상 모든 만물에는 독특한 향기가 존재합니다. 커피에는 커피 향이 있고 과일에는 각자 독특한 과일향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선비들은 묵향을 즐겼습니다.

사람에게도 독특한 품격, 향기가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를 인향(人香)이라고 한다면, 사람이 하는 말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를 언향(言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내 몸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사서 보았습니다. 내 몸에 맞는 음식이나 운동을 잘 살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지침서입니다.

요즈음은 내 몸 사용설명서 뿐 아니라, 인생 사용설명서도 있고, 남자 사용설명서도 있으며, 심ㅈ비어 아내 사용설명서도 나왔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주신 말 사용에 대하여 특별한 가르침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성경은 언어 사용설명서와 같습니다.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 하라” (잠 4:24)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 (잠 12:18)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약 3:3)

사울 시대(구약성경)에 갈멜산 기슭에 수 천 마리 가축을 키우는 나발이라는 목축업계의 거부가 살았습니다. 부인의 이름은 아비가일입니다. 마침 양털을 베는 때, 그 집에는 일군들과 잔치를 위한 많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다윗은 사울의 칼을 피하여 도망 다니는 매우 험난한 삶을 살았습니다. 나발 목장을 지나던 다윗은 부하들을 나발에게 보내어 양식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찬바람 부는 매몰찬 거절이었습니다.

“도대체 다윗이 누구냐? 주인을 떠나 떠돌아다니는 종들이 많다던데” 나발은 도움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심한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습니다. 그는 재물은 많았지만, 교양이 없고 말을 막하는 볼품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내 뱉은 말은 순간의 실수가 아니라 그의 인격이요 그의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을 전해들은 다윗은 대노하며 칼을 빼어 들었습니다. 그때 아비가일은 자기 남편이 또 사고를 친 것을 들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언어의 갑질을 넘어선 대형 사고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녀는 급히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성경은 준비한 음식을 이렇게 나열하고 있습니다. ‘떡 이백 덩이와 포도주 두 가죽 부대와 잡아서 요리한 양 다섯 마리와 볶은 곡식 다섯 세아와 건포도 백 송이와 무화과 뭉치 이백 개’

아비가일은 통도 큰 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다윗의 발아래 엎드려 간절히 용서를 구하면서 예언적인 축복을 했습니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 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 

내 주의 원수들의 생명은 물매로 던지듯 여호와께서 그것을 던지시리이다” (삼상 25:29) 지혜로운 여인의 믿음의 말은 불같은 분노를 멈추게 했을 뿐 만 아니라 그녀의 깊은 신앙과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발은 그만 며칠 끙끙 앓다가 죽고 맙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객관적인 정보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말하는 그 사람의 생각이 담기고 됨됨이도 담기고 믿음도 축복도 담기는 그릇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마 15:11) 우리의 말에는 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부드러운 치유의 손길이 되기도 하고 남의 마음에 비수처럼 날아들기도 합니다.

동물들에게는 태어난 곳으로 또는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습니다. 바다의 연어도, 가을의 철새도, 북극의 곰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에서 태어나고 내 입을 통해 나간 말이 다른 사람들의 귀를 타고 세상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출발했던 내게로 그 형태를 달리 해서 돌아옵니다.

복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화가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언어 씀씀이들이 격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이 가르쳐 주신대로 사용하면 그리스도인의 말은 가늘 하늘 바람처럼 시원한 생명의 바람이 되기도 하고 저 산의 단풍처럼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 아름다움이 되기도 합니다.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잠 16:24) 글: 고척교회 위임 조재호 목사 


박동현 기자  p7650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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