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논란, '그 교회 일'로 치부할 수 없는 까닭

명성교회 등록교인수는 10만 명가량으로, 장로교단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0만의 성도들이 우리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공적인 장에서 논의할 가치는 충분하다. 벅동현 기자l승인2017.11.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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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관철시키자 예장교단 목회자들과 동남노회 비대위가 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성교회를 규탄했다.]▲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관철시키자 예장교단 목회자들과 동남노회 비대위가 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성교회를 규탄했다.ⓒ 지유석

아래는 오마이뉴스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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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명성교회 세습 논란'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는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통과시켰다. 김하나 목사는 2015년 정년 퇴임한 김삼환 원로목사의 친아들로, 2014년부터 명성교회의 지부격인 새노래 명성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해왔다.

교단 목회자들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을 두고 교회 세습이라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예장전국은퇴목회자회, 일하는 예수회, 예장농목, 교회개혁예장목회자연대, 건강한 교회를 위한 목회자협의회, 열린신학 바른목회 실천회 등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에서 '명성교회 세습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목회자들은 성명을 통해 "주님의 몸 된 교회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와 소속 67개 노회와 지교회들, 온 성도들, 한국교회 전체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교회를 기만하며 실망케 하며 분노케 하는 희대의 역사적인 죄악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명성교회측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신을 명성교회 11교구 59구역 교인이라고 소개한 이아무개씨는 지난 2일 기독교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에 "누구 마음대로 '세습'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보냈다. 이씨는 이 기고문을 통해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이 명성교회 성도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사안임을 강조했다. 기고문 중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

청청빙위원회는 올해 3월 8일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자는 안과 김 목사를 제외한 명성교회 부목사 출신 5인 중 1인을 청빙하자는 안을 놓고 투표를 실시했다. 18인 중 15인 찬성으로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고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하기로 뜻을 모았고, 그 결과를 당회에 상정했다. 당회는 3월 11일, 참석한 당회원 70여 인 중 반대 12인, 기권 5인을 제외한 이들이 모두 찬성함으로써 두 안건을 통과시키고 공동의회에 상정했다.

그리고 3월 19일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국민투표에 해당하는 공동의회 표결에서 합병 안건은 8,104명 중 5,860명(72.32%) 찬성, 2,128명 반대, 116명 기권으로 통과했고,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안건은 8,104명 중 6,003명(74.07%) 찬성, 1,964명 반대, 137명 기권으로 통과했다. 안건 통과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공동의회 출석 회원의 3분의 2 찬성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결과였다. 김하나 목사 청빙은 그렇게 결정됐다."

이에 앞서 명성교회 김아무개 장로도 개신교계 언론에 메일을 보내 "명성교회는 당회와 제직회 공동의회의 조직과 제도속에서 여느 교회가 목사를 선정하는 방법과 같이 선정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세습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세습 공방의 와중에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부임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10월 26일 동남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했고, 이에 동남노회 임원회는 10월 31일 사임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교회, 규모만으로도 공적 가치 얻어 

비신앙인의 눈높이에서 볼 때 명성교회의 세습 논란은 특정한 교회(혹은 교단) 안에서 벌어지는 공방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명성교회 문제는 분명 우리 사회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성교회 등록교인수는 10만 명가량으로, 장로교단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0만의 성도들이 우리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공적인 장에서 논의할 가치는 충분하다.

삼성·현대자동차 등 재벌기업들이 수만 내지 수십만 명을 고용해 공적인 가치를 확보한 것과 같은 이치로 따지면 이해하기 쉽다. 무엇보다 공적인 가치를 지닌 기관들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부담은 사회가 짊어져야 한다. 특히 리더십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경우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많이 일으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망언'이다. 김 목사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기자 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고 말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개입이 드러나며 위기에 처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민심을 듣겠다며 김 원로목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올해 1월엔 비자금 800억 원 조성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예장뉴스> 유재무 발행인과 윤아무개 기자가 2014년 6월 명성교회의 1000억 원 비자금 조성 의혹을 보도했고, 이러자 명성교회는 명예훼손 혐의로 두 사람을 고소했다.

명성교회 측은 이 돈이 적립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 동부지법(형사3단독)은 "8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이월 적립금을 교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조성해 온 것은 일반적인 교회 재정 운영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실상 800억의 돈이 비자금이라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세월호 망언, 박 전 대통령과의 유착, 비자금 조성의혹 등 김 원로목사의 행적은 분명 공공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김 원로목사의 후임이 누가 되느냐는 명성교회는 물론 한국교회, 한국사회의 개혁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 원로목사가 세습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는 퇴임 직후인 2016년 1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후임자 물망에 김하나 목사가 올라와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원로목사의 말이다.

"명성교회와 한국 교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이 왔으면 해서다. (아들 문제로) 제가 피해 입는 것은 괜찮지만 교회가 상처를 입으면 안 된다. 그리고 아들이 목회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가서라도 할 수 있다. 물론 후임은 청빙위원회가 결정할 일이고 은퇴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월권일 수 있다. 하지만 저는 이 문제에 여운을 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 원로목사는 또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 통과에 대해서도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0월 29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총회 결정을 가만히 따르고, 노회도 가만히 따르려고 했다. (동남노회 정기노회) 노회를 앞두고 장로님들 모아 두고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노회 다 따라가라. 나는 우리 교인들 마음 아프게 하고 싶은 마음 없고, 노회와도 평생 부딪치지 않았다. (중략)

그런데 장로님들이 노회에 참석해서, 총회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조용히 지내던 장로님들이 뿔따구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나와 의논도 안 하고 결정을 했다." (<뉴스앤조이>, 11월 2일 치 보도 재인용)

기고문을 통해 세습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이아무개씨 역시 "후임 목사 후보 선출 과정에 있어 김삼환 원로목사는 일체 개입은 물론, 한마디 언급조차도 하지 않고 결정을 맡겼다는 것이 본인과 청빙위원, 당회원 모두가 수차례 밝힌 공통되고 일관된 증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 임명에 반대하는 성도 일부는 김 원로목사가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2015년 한 면담 자리에서 김 원로목사가 세습의지를 내비쳤다고 했다. A씨의 증언이다.

"2015년 12월 오전 김 원로목사가 2016년 청년부 회장 후보자들을 집무실로 불러 면담을 했다. 나 역시 후보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로목사는 '개별 교회의 법은 총회 법에 우선한다.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교단은 2013년 세습방지법을 마련했다–기자 주) 공식적인 자리라고 하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보이지만, 그래도 공개석상에서 의지를 드러낸 건 그때가 처음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뜻을 은연 중에 장로를 비롯한 교회 임원들에게 내비친 후 이들이 김하나 목사 청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A씨는 이어 "김 원로목사의 뜻이 강력하다면, 성도들과 적극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했는데 이런 과정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목사 청빙, 절차적으로 정당했나?

명성교회의 세습 논란과 별개로 서울동남노회가 김하나 목사의 위임청빙안을 통과시킨 과정은 석연치 않았다. 명성교회 장로들은 동남노회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태봉교회)가 위임청빙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김 목사의 노회장직 승계를 막았다.

김 목사는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5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명성교회 세습 중단 기자회견에서 명성교회의 행태를 '범죄'라고 규정했다. 김 목사의 말이다.

"명성교회는 총회 헌법이 (세습을) 금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노회의 질서와 절차를 무시하고 관철시키려 했다. 노회가 지교회 당회(명성교회 - 글쓴이)에 '아니오'라는 뜻을 전달했음에도 명성교회는 지지자들을 동원해 관철시켰다.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목회자인 아버지가 목회자의 길을 걷는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대물림하는 일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아들 목회자가 아버지로부터 신앙적 감화를 받아 일찍부터 목회자의 꿈을 품었을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대물림이 신도수 많고 부유한 교회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교인 500명 미만 교회에서 세습이 이뤄진 건 43개에 그친 반면 500명 이상 중대형 교회 중 88개가 세습교회라는 한 시민단체의 조사결과는 무척 의미심장하다. 실제 금란교회, 왕성교회, 충현교회, 임마누엘 교회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대형교회에선 어김없이 교회 세습이 이뤄졌다.

다른 대형교회들이 후계구도를 완성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명성교회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교단이 법으로 금하고 있고, 사회 여론의 시선마저 곱지 않음에도 김하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앉히려는 명성교회의 행태는 사뭇 이해하기 어렵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는 예장통합 총회에 김하나 목사 청빙안 가결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판단을 구할 계획이다. 한편 평신도들이 꾸린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아래 행동연대)는 오는 5일부터 매주 일요일 세습 반대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은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총수가 아들에게 기업을 물려주려 해도 여론의 눈치를 봐야한다. 더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에 연루돼 영어의 몸이 됐다. 그만큼 세상은 달라졌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 교회는 길을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한국 현대사에서 개신교가 공적 역할을 수행한 적은 별로 없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도 개신교계, 특히 보수 개신교계는 국정농단세력의 편에 서서 탄핵 반대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적폐청산 목소리가 드높은 지금에도 개신교계는 종교인과세 반대, 성소수자 혐오 정서 확산 등 사회 여론과 엇박자를 내더니 이젠 세습 논란까지 불거졌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비단 한 교회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명성교회가 김 원로목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종교 본연의 공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따라서 후임을 둘러싼 진통은 일정 수준 감수해야 하고, 건전한 리더십이 세워질 수 있도록 교계는 물론 사회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끝으로 명성교회에 바란다.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가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진정 김하나 목사 청빙이 절차적으로 정당했고 성도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재검토하기 바란다.  출처 : 오마이 뉴스 지유석(lukesw) 소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73887


벅동현 기자  p7650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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