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움”과 “성도다움”의 정체성 회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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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다움”과 “성도다움”의 정체성 회복이 필요하다
  • 박동현 기자
  • 승인 2017.12.29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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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석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 배종석 교수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구조 1차 발표회 및 기자회견이 28일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강당)에서 진행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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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컴리서치(대표 지용근)가 방문, 전화 등 과거형 리서치에서 발전한 웹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응답자가 자유로운 시간에 환경에 방해 받지 않고 진솔하게 응답한 결과물이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전제로 교수 및 기자가 자료를 분석한 발표를 하고, 참석자의 질의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기자는 지영근 대표에게 질문을 통해 조사가 신뢰 할만 한가를 확인했다)

아래는 배종석 (고려대 경영학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교수의 발표문 전체이다. 

본 토론내용은 조사자료에 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 접근을 하기보다는 몇 가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선별적 항목에 집중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자료를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선택한 이슈는 일반적 경향, 존재-행위의 격차, 제도화된 교회와 개인, 신학-신앙-지각의 관계, 그리고 조사자료의 공유에 대한 제안 등이다. 이번 종교생활 및 신앙의식 조사 결과의 일반적 경향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탈종교화 현상이다. 종교인은 감소(55.1%에서 46.6%)하고, 무종교인은 증가(44.9%에서 53.4%)하였는데, 센서스 조사결과와 그 패턴이 유사하다.

그러나 무종교인의 40.4%는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개신교만 한정해서 보면 22.5%에서 20.3%로 감소했다. 개신교인 중에서는 제도적 종교에서의 탈피현상이나 종교활동 없는 신앙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교회출석 없는 신앙인이 10.5%에서 23.3%로 늘었다.

둘째, 종교적 본래성의 약화 현상이다. 양적인 저하와 함께 질적인 하락의 가속화이다. 기독교 입문층은 24.6%에서 39.0%로 늘어난 반면, 나머지 그리스도 인지층, 친밀층 및 중심층은 모두 줄었다. 신앙과 생활이 불일치 한다는 개신교인이 51.8%를 차지한다. 셋째, 종교다원주의 현상은 전반적으로 현저하다. 개신교인의 경우 24.1%이지만 교회 미출석 개신교인의 경우는 42.9%를 차지하고, 불교인, 천주교인, 비종교인의 경우 각각 63.8%, 55.7% 및 49.5%이다.

이러한 양적인 그리고 질적인 제도적 종교가 하락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종교성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인간 자신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의 신격화 현상은 강해진다고 볼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온다고 해도 자신이 종교로 인식하든 못하든 특정한 대상을 종교화 할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예, 호모데우스).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는, 개신교도에 한정해서 볼 때, 교회출석을 하지 않는 것이 ‘너무 교회다워서’인가 ‘너무 교회답지 못해서’인가?

물론 개인요인, 교회요인, 환경요인들이 모두 작동하겠지만, 본 토론에서는 개신교 정체성, 즉 교회다움과 성도다움의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1.존재-행위의 격차: 비난요인과 칭찬요인은 다를 수 있다

개신교인들은 바람직한 목회자의 역할에 대해 “정직하고 도적적이고 이웃을 사랑하는 언행일치의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47.6%가 선택하였다.

이것은 성도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제공하는 것(20.6%)이나 영적 깨달음을 얻게 도와주는 것(17.1%)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사역을 하는 것보다도 선한 존재로 서 있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한 것이다.

본회퍼 목사는 그의 책 『윤리학』에서 ‘존재의 행위에 대한 우선성’을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악한 존재는 악한 행위보다 더 심각하다. 거짓말쟁이가 진리를 말하는 것은 진리를 사랑하는 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 교회와 성도를 평가할 때 비난요인과 칭찬요인이 다른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비난요인은 존재에서 찾고, 칭찬요인은 행위에서 찾는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성도와 교회의 존재와 정체성은 희생하고 섬기는 자인데, 권력과 금력을 누리면서 봉사활동이나 선한 행위를 보여도 수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비윤리적인 기업이 돈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 진정성이 없어 보이고 사회공헌 활동이 이익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되는 것과 유사하다.

비개신교인의 종교별 호감도에서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9.5%로 불교(40.6%)와 천주교(37.6%)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것은 한국교회 이미지 평가와 무관하지 않은데, ‘이기적이다’(68.8%), ‘물질 중심적이다’(68.5%), 그리고 ‘권위주의적이다’(58.9%)에 ‘그렇다’는 비율이 높다.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 ‘주변 교인들의 언행’(37.5%)과 ‘목회자 및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25.2%)이며, 이것은 ‘매스컴보도’(17%)나 ‘인근 교회활동’(12.5%)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여기서도 이미지 형성에 활동보다는 존재자체가 더 중시되고 있다.

세상이 교회를 평가할 때는 복음의 진리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언행을 통해 해석된 복음을 보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언론매체나 SNS를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의미가 부여된 사실, 즉 재해석된 사실이 전달되는 것이다.

복음의 진리가 신학자와 목회자를 통해 해석되고, 성도들의 삶을 통해 다시 해석되고, 이것을 관찰하고 전달하는 매체가 또 다시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전달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삼중적 해석이 작동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세상과 소통될 때는 신학이나 복음의 진리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특정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목회자 성윤리 문제는 그 자체도 큰 잘못이고 세상에 영향을 주지만, 그런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발표자, 사회자, 일부 참석자

2. 제도화된 교회는 개인의 단순 집산이 아니다

위의 문제는 중요한 한 가지 이슈를 제기한다. 개인과 제도화된 개신교 자체는 구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같이 취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단순 합이 조직은 아니며, 개인성도나 목회자의 단순한 집산이 제도화된 교회는 아니다.

이렇게 개인과 제도화된 교회가 동일하게 취급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한 가지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상위수준의 포괄적 실체인 교회와 그것을 구성하는 개별 회원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이다.

가령, 목회자나 성도의 잘못을 교회공동체가 교회법대로 지혜롭게 처리한다면 구분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과 구별된 혹은 개인에게 환원시킬 수 없는 유기적 실체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상이 개신교 하나님을 함부로 말할 수 있다면 그 원인은 주로 교회 내에 있을 것이다. 목회자와 성도가 자신이 믿는 신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세상은 쉽게 기독교와 그 신을 함부로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교회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그 정체성이 불분명할 때 나타나는 위기의 징조라고 판단된다.

개인성도와 포괄적 실체인 교회가 구분되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는 목회자가 제도화된 교회 위에 군림하는 경우이다. 비개신교인들은 기독교가 신뢰받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 단연 ‘교회지도자들’(44.4%)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다.

교회출석 개신교도들의 현출석교회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 분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담임 목회자의 리더십’이다. 현재 담임목사 전반적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으로 3.96이고 약 70%가 만족한다고 응답하였는데 비율은 12년도 82.3%보다는 감소한 것이다.

이 만족도에 대한 영향요인을 분석한 것을 보면 가장 큰 영향은 ‘우리 교회 목사님은 권위적이지 않다’로 나타났다. 이 응답만으로 많은 해석을 하기는 어려우나, 한 가지 해석해볼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다가가는 모습일 수도 있겠고,

다른 하나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통해 제도화된 교회 위에 군림하지 않고 교회정치원리에 기반하여 제도화시켜 교회다움을 세우는 리더십 발휘라고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개인교인들은 목회자가 권위적이지 않은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도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개교회의 권한과 존중이 개별목회자의 개교회주의적 목회적 권위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회다움을 담보하는 제도구축(institution building)과 그 제도에 구속되는 개인과 제도의 구성적 관계 형성이 요청된다.

▲ 발표자들, 좌부터 지용근 대표(지연컴 리서치) 조성돈 교수(실천신학) 권혁률 기자(CBS) 배종석 교수(고려대)

3.신학, 신앙, 그리고 지각은 서로 관련이 있을 것이다 (개신교인)

여기서 한가지 가설을 설정해본다면, 신학(A)이 신앙(B)과 관계가 있고, 신앙이 자신과 교회에 대한 지각(C)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AèBèC]이다. 여기서 선택한 변수들은 다음과 같다.

[A] 신학: 구원에 대한 인식[오직 믿음(A1) vs. 믿음과 선행(A2)] [B] 신앙:신앙적 참여-경건시간 가지는 것(하나님과 관계)(B1), 예배 외 다른 교회활동 참여(공동체와의 관계)(B2), 그리고 사회봉사활동(세상과의 관계)(B3) [C] 지각: 출석교회 만족도(C1), 일상생활 만족도(C2), 자기종교 평가(대사회적 역할, 시대흐름 파악, 종교지도자 자질우수)(C3)

[A-B 관계]의 결과를 보면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인식하는 개신교인들이 ‘믿음과 선행’ 입장을 취하는 개신교인들에 비해 QT는 더 많이 하고, 교회봉사활동도 더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회봉사활동은 차이가 없었다. [B-C 관계]를 보면, QT를 할수록 출석교회 만족도, 일상생활 만족도, 자기종교 평가 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주일교회활동을 할수록 출석교회 만족도와 일상생활 만족도는 높았으며, 자기종교평가에서는 대사회적 역할에서 높게 나타났고, 시대흐름 파악과 지도자자질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 출석교회만족도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일상생활만족도는 더 높게 평가하였고(정기적 활동>비정기적 활동>봉사활동 없음), 대사회적 역할, 시대흐름 파악, 종교지도자 자질도 높게 평가하였다. 이런 두 결과만 보면 신학과 신앙이, 그리고 신앙과 평가와 관련된 지각이 상호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신학과 신앙을 동시에 고려한 집단비교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AxB1)èC] 관계를 보면, 구원인식과 QT를 가지고 재분류 해서 출석교회 전반적 만족도(C1)를 비교해보면 [오직믿음+QT함] 집단이 가장 높고, [믿음선행+QT함] 집단과 [오직믿음+QT안함] 집단이 그 다음에 따라오고, [믿음선행+QT안함] 집단이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낸다.

이런 결과는 일상생활 전반적 만족도(C2)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자기종교평가(C3)에 대해서 비교를 해보면 일관된 결과는 [오직믿음+QT함] 집단이 가장 높고 [믿음선행+QT안함] 집단이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내며 중간의 두 집단은 순서가 바뀌기도 하였다.

신학과 신앙을 동시에 고려한 이러한 집단비교에서 신앙활동을 예배 외 다른 교회활동참여(B2)을 대입해서 [(AxB2)èC]를 해도 한 두 개 예외는 있어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AxB3)èC]의 경우도 모든 C의 응답에서 [오직믿음+봉사함] 집단이 가장 높은 평가를 하였고, [믿음선행+봉사안함] 집단이 가장 낮은 평가를 보였다. 이런 결과를 보면 신학과 신앙이 상호작용하여 특정 지각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한국교회의 문제의 근저에는 신학의 결핍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개별성도들이 공적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공신학의 결여와 목회자의 균형잡힌 세상읽기, 이런 준비와 연계된 신앙활동이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 기회가 있으면 교회서 봉사 하겠다는 수치

4.신존재 인식, 사회봉사활동, 그리고 지각은 서로 관련이 있을 것이다 (비개신교인)

비개신교도의 경우도 유사하게 예측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신존재 인식(D)은 봉사활동(E)과 관계가 있고, 이것은 또 평가와 관련된 지각(F)에 관계가 될 것이라는 예측[DèEèF]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D] 신존재 인식: 존재 혹은 비존재
[E] 사회봉사활동 참여: 봉사함(정기적 혹은 비정기적) 혹은 봉사안함
[F] 지각: 한국교회의 사회에서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평가

[D-E 관계]의 결과는 유의미하게 나오지 않았다. 비개신교인 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의 신존재 인식이 사회봉사활동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E-F 관계]에서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집단이 사회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집단에 비해 한국교회의 사회에서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질문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DxE)èF]의 관계를 보면,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 신존재 인식과 사회봉사활동을 동시에 고려한 집단간 비교를 해보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집단은 다음과 같다.

[신존재+정기봉사] 집단 > [비존재+봉사안함] 집단
[신존재+비정기봉사] 집단 > [비존재+봉사안함] 집단
[신존재+봉사안함] 집단 > [비존재+봉사안함] 집단
[비존재+비정기봉사] 집단 > [비존재+봉사안함] 집단

정기봉사와 비정기봉사를 합쳐서 비교하면 [신존재+봉사함] 집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비존재+봉사안함] 집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신존재를 인식하고(혹은 하거나) 봉사를 하는 집단이 신존재 인식하지 않고(혹은 않거나) 사회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집단에 비해 한국교회의 사회에서의 긍정적 역할에 대해 더 높은 평가를 나타내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의 확산이 있다면 타종교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소지는 있어 보인다.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두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첫째, 조사자료의 공유를 제안한다. 그 동안 축적된 자료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과 이론으로 연구하고 그 결과물이 평가되고 해석되고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 패널의 경우 격년마다 조사하여 결과보고 하기 전에 대학원생들에게 연구발표회를 시켜 시상을 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난 후 공개하고 있어서, 여러 학자들이 이 자료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에 적합한 문항이 추가될 수 있도록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보여진다. 둘째,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이후에 다음 조사할 때까지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사업이 효과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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