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쉘부르의 우산’ 김재호의 영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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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쉘부르의 우산’ 김재호의 영화 스토리
  • 박동현 기자
  • 승인 2022.02.10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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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까드리느 드노브는 현재 79세 나이에 세계가 소위 미투 열풍에 놓였을 때에 "남성은 여성에게 '추파'를 던질 권리가 있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며, "여성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권력의 남용을 고발하는 것을 넘어 남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증오를 띠기 시작했다."라고 경고했다.​
고전영화 셀부르의 우산

Netflix를 뒤지다가 '셀부르의 우산' 영화가 눈에 발견되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가슴이 쿵당쿵당 뜀을 느낄 정도다. 재생을 눌려서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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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은 내(필자 김재호)가 12살 때인 1964년에 개봉된 프랑스, 자크 데미 감독이 만들어서 그 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이면서, 20세의 '까뜨린느 드뇌부' 신인 여배우가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한 영화였다.

참고로, 그때로부터 55년 후인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동일한 황금종려상을 탔다. 두 작품 모두 탁월함이 증명된 영화이다.​

쉘부르의 우산은 처음부터 대사가 뮤지컬이다.

이를 송쓰루(Song Through)기법이라고 하는데, 모든 대화가 노래(샹송) 하듯이 하므로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영화를 보다가 금방 영화의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감독과 음악 감독(미셀 르그랑) 모두 참 놀라운 발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유명한 영화인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서젤 감독이 바로 라라랜드를 만들 때에 쉘부르의 우산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당시 미국식 뮤지컬에 꼭 있어야 할 춤이 없이 만든 획기적인 뮤지컬 영화다.​

그리고 스크린의 영상이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밝고 어둠의 조합, 단조로우면서 우아한 원색조의 파스텔 색감, 등장인물들의 옷의 색감이 인상적이지만, 특히 여주인공인 까뜨린느 드뇌브의 의상과 미모 그리고 분위기에 잘 어울림은 이 영화를 명화로 남게 한 힘이 된 것 같다.

'쉘부르의 우산' 영화의 배경은 1957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항구도시 '셰르부르'를 배경으로 작은 우산 가게의 여점원과 자동차 정비공의 애잔한 사랑과 운명적 비극을 다룬 단순한 내용 같지만 영화를 보면 왜 명작인지를 깨닫게 된다.​

영화는 시놉시스(synopsis; 줄거리 개요 의미) 제1부는 이별, 제2부는 고독, 제3부는 재회로 구성되었다.

​제1부 이별

에머리 부인은 프랑스 노르망디의 항구도시 세르부르(쉘부르)에서 우산 가게를 운영한다. 부인의 외동 딸 '쥬느뷔에브'는 자동차 수리공 '기'와 서로 사랑하지만, 어머니 에머리 부인은 딸이 아직 어리다(17세)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던 중 '기'가 알제리의 독립 전쟁이 발생하여 징집영장을 받고 2년간 군대에 가게 된다. 입대 전날 쥬느뷔에브는 그를 기다리겠다는 사랑의 의식으로 순정(virginity)을 바친다. 아니에요, 저는 결코 당신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을 거예요. 당신이 없는 그 순간,

저는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아무 데도 떠나지도 못하고, 그로 인해 저는 죽게 될 테고 또한 존재하지도 않게 될 거예요.

하지만 내 사랑, 저를 떠나지 말아요! 내 사랑, 저는 평생 동안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다시 돌아와서 제 곁에 있어주세요.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저는 당신이 필요하답니다. 당신을 위해 저는 살고 싶어요. 오! 내 사랑, 저를 떠나지 말아요. 쥬느뷔에브는 입대를 앞둔 '기'와 이런 노래로 이별의 아쉬움을 고백한다.

어느 역 플랫폼에서 그들은 서로 헤어졌답니다. 그들은 마지막 눈길을 건네며 서로 멀어져 갔답니다. 오!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 저를 떠나지 말아요 평생이 걸리더라도 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여름이 천 번이 올 동안 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내 곁으로 돌아올 때까지. 당신을 만질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영원히...영원히..영원히...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이 부분, 두 연인이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서로 사랑의 고백은 '춘향과 이도령'의 이별처럼 애절하다.

그리고 제2부를 보면서 교과서적인 연인의 마음의 고백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수일과 심순애>처럼 말이다. ​

제2부 고독

제2부는 군에 간 사랑하는 '기'의 편지를 기다리는 쥬느뷔에브가 어느 날 갑자기 보석상 젠틀맨을 만나면서 어머니와 딸과의 내적 갈등과 서서히 무너져가는 한 여인의 변화, 즉 '신발을 돌려 신는 여자'의 모습을 감독은 잘 묘사하고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으로 고독 속에 살아갈 때, 우산 가게 밖은 축제로 난리다.

세상 사람들은 축제에 기뻐하지만 이 여인은 괴로워하고 있다.​'기'가 전선으로 떠난 후, 쥬느뷔에브는 하염없이 기이만을 기다리지만, 그에게선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생활고에 지쳐 우산 가게를 그만두어야 할 지경이 되자 어머니는 갖고 있던 진주 보석을 팔려고 보석상에 가지고 갔다. 보석상 주인은 감정이 나올 때까지 돈을 선불로 줄 수 없다고 하자, 옆에 섰던 역시 보석상 '카사르'가 선 듯 내가 사주겠다고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그리고 그 보석상 젠틀맨은 어머니를 통해 쥬느뷔에브에게 구애를 한다. 어머니는 딸에게 군에 간 '기'가 편지도 없지 않으냐, 그는 너를 잊어버렸다는 등 우리의 가정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카사르의 청혼을 받아줄 것을 강요한다.

그때 딸은 "우산 팔 듯이 딸을 팔려고 해요! 그러지 마세요!"한다. 그리고 딸의 뱃속에는 군에 간 '기'의 아이가 자라서 배가 불러오고 있었다.​

1958년 4월 롤랑 카사르는 반지를 청혼의 선물로 주면서 "아이는 함께 키워요. 이 아이는 우리의 아이예요."라는 소리에 쥬느뷔에브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말았다. 결국 쥬느뷔에브는 롤랑 카사르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국 카사르와 결혼을 한다.

임신 상태에서 그들은 성당에서 식을 올린 후 그들은 쉘부르를 떠난다. 결혼을 하는 그의 얼굴에는 묘한 이중적 감정을 보여준다. 옛 애인을 잊지 못함과 현실 사이의 갈등의 심리묘사가 얼굴 특히 눈빛에 잘 나타나고 있다.

제3부 재회

1959년 3월, 비가 오는 날 군대에서 옛 연인 '기'가 돌아왔다. 비를 맞으며 자기를 기다릴 애인, 쥬느뷔에브를 만나기 위해 우산 가게로 갔지만, 그곳에는 "주인 바뀜"이란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주인 바뀜" 우산 가게

집에 돌아가자 대모님으로부터 사실은 쥬느뷔에브가 자신을 버렸는데, 전쟁터에서 힘들어할까 봐 알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기'의 대모는 쥬느뷔에브가 너를 떠났다고 말한다.

'기'는 그의 대모를 돌보던 마들렌에게 청혼을 한다. '기'는 대모님께 어쩐지 편지 내용이 좀 이상했다며 못내 체념한 듯이 말을 하나 방에 들어가 배신의 충격 때문에 오열을 한다. ​

'기'는 알제리 전쟁에서 작전을 마치고 귀환 중 매복에 걸렸고 수류탄에 무릎 부상을 당해 상이군인이 되었기에 대모님에게 자신의 무릎이 일기예보보다 더 정확하다는 말을 한다.

'기'는 절망감에 빠져 성격도 비뚤어져 직장도 잃고 상이군인 연금으로 술과 여자에 빠진다. 그러다 '기'가 '쥬느뷔에브'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창녀와 하룻밤을 보내던 날 밤중에 자신을 돌봐주던 대모가 죽고 대모를 돌봐주던 '마들렌'이 떠나려고 하자 그녀를 말린다.

그 뒤에 마들렌의 조언에 따라 '기'는 직장도 얻고 성격도 밝아진 뒤에 마들렌에게 청혼을 하고 서로의 사랑을 고백한 뒤에 결혼한다. '기'는 대모의 유산으로 주유소를 개업하다.

'기'는 대모가 남긴 유산으로 미국식 주유소를 개업하고 옛 애인을 잊으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간다. '프랑스아'라는 아들을 낳았다.​

1963년 12월 3년이 지나고, 성탄절을 앞둔 어느 눈이 오는 어느 날, 부인, 마들렌과 아들 프랑스아와 함께 성탄절 선물과 장난감을 사주기로 약속했다면서 정유소 밖을 나간다. 그때 주유소에 승용차 한 대가 기름을 넣기 위해 들어온다.

승용차에는 쥬느뷔에브와 딸이 타고 있었다. 쥬느뷔에브가 기름을 넣기 위해 기이의 주유소로 들어온다. 차에서 내리는 쥬느뷔에브는 놀라는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날씨가 춥네?"라고 하자. '기'는 사무실로 들어가지고 한다."사 무실이 아늑하네~"라면서 애써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이다.

쥬느뷔에브는 결혼 후 셀부르를 떠났다가 잠시 고향에 왔다가 파리로 가는 길에 기름을 넣으려고 여기에 왔다가 당신을 만났다고 한다.

자기 딸의 이름은 '프랑스아즈'라고 말한다. 과거 사랑하던 시절 아들을 낳으면 프랑스아, 딸을 낳으면 프랑스아즈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 약속으로 각각의 딸과 아들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애인들이지만 잠시 서먹서먹하고 할 말이 없어진다. "이제 그만 가" "당신 잘 지내는 거지?" "그래 잘 지내"

쥬느뷔에브는 '기'에게 차에 타고 있는 당신의 딸을 보라고 하지만 '기'는 괜찮다고 하면서 쥬느뷔에브를 떠나보낸다.

'기'와 관계에서 낳은 프랑스아즈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장면! 너무 깔끔하게 감독은 처리했다. 과거와 현실의 갈림길에서 두 사람은 미련 없이 다시 만났지만, 헤어질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나 개인의 생각으로는 두 사람 각각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왠지 쥬느뷔에브의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과연 그녀는 행복할까? 이런 의심을 갖게도 한다

그러나 '기'와 마들렌과 아들, 쥬느뷔에브와 프랑스아즈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쥬느뷔에브와 딸의 차가 기름을 넣고 주유소를 빠져나가자 '기'는 선물을 사 오는 부인과 아들을 만나서 눈싸움하는 것으로 엔딩이다.

영화 엔딩 장면

프랑스 영화의 대부분이 엔딩이 비극이던가 허무하게 끝나는데 쉘부르의 우산은 세미 해피 엔당이다. 한편 씁쓸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은 해피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먼저 자기를 배반하고 떠난 쥬느뷔에브에게 복수한 것일까? ​

마지막 사무실에서 딸을 만날래? 라고 했을 때, 아니 됐다고 하면서 그냥 보낸 행동에서 그렇게 느껴졌다. 눈이 오는 길 파리까지 운전을 하고 가야 하는 쥬느뷔에브를 생각해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감독의 멋진 선택인 것 같다.

2019년 5월에 폐막한 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전달한 사람이 바로 까드리느 드노브였다. 쥬느뷔에브가 72회 칸 영화제 위원장(까뜨리느 드노브)으로 봉준호감독에서 황금종려상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하다.

까드리느 드노브는 현재 79세 나이에 세계가 소위 미투 열풍에 놓였을 때에 "남성은 여성에게 '추파'를 던질 권리가 있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며, "여성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권력의 남용을 고발하는 것을 넘어 남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증오를 띠기 시작했다."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2019년 11월 가벼운 뇌졸중으로 입원을 했으며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2019년 5월에 폐막한 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전달한 사람이 바로 까드리느 드노브였다. 쥬느뷔에브가 72회 칸 영화제 위원장(까뜨리느 드노브)으로 봉준호감독에서 황금종려상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하다.

​출처 : 김재호의 영화 이야기, ‘쉘부르의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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